Wednesday, November 11, 2015

슬견설을 다시 생각하게 하는 도덕 상대 주의

고등학교 때인가 중학교 때인가 교과서에서 "슬견설"이라는 것을 읽었다. 다들 알겠지만 내용은, 두 사람이 앉아서 얘기를 하는데, 한 사람이 며칠 전에 마을 사람들이 개를 때려 죽여 먹는 걸 보고 불쌍해서 다시는 개고기를 안 먹겠다고 결심했다고 하자, 다른 사람이, 자기는 며칠 전에 어떤 사람이 옷에서 이를 잡아 태워 죽이는 걸 보고 불쌍해서 다시는 이를 안 잡겠다고  생각했다고 대꾸하는 것이다. 지은 이가 말하고자 한 것은, 개나 기생충이나 같은 생명이니까 인간 중심으로 생각하지 않고 객관적으로 보면 같은 생명이 아니냐 뭐 즉, 인간의 편견을 가지지 말고 객관적으로 보라 뭐 이런 거였다. 선생님도 그렇게 설명했던 것 같고 아마 시험에 나왔을 때 답도 그 거였을 거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 보니 할 말이 많다.

얼마 전에 구글에서 개 사진을 검색하다가 끔찍한 걸 보았다. 개 귀에 무슨 자잘한 것들이 잔뜩 박혀 있는 것이었는데, 합성 공포 사진인가 싶어서 눌러 봤더니 그 게 아니고 개 귀에 진드기 (tick)가 잔뜩 박혀 있는 것이었다. 개 벼룩은 말로 들어 봤는데, 개 진드기는 잘 모르고 있어서 검색을 해 봤더니 아주 광범위하고 흔한 기생충인 것 같다. 주로 개 귀 쪽에 들러붙어 피를 빨고 개가 죽을 때까지 안 떨어진다고 한다. 그리고 우연인지 사실 얼마 전에 distemper라고 하는 개 바이러스 비디오도 봤었다. 그 때, 익히 알고 있던 광견병 (rabies)도 검색해 보니, 개나 인간의 뇌에 잠입해 거의 100% 숙주를 죽이는 생각보다  무서운 바이러스였다.

개를 괴롭히는 이, 진드기, 벼룩, 디스템퍼 바이러스, 광견병 바이러스... 모두 생명이다. 물론 바이러스는 생명이 아닌 걸로 볼 수도 있지만, 그런 바이러스들도 우리 인간이나 개와 같은 RNA 구조를 가지고 있는 걸로 봐서 우리와 공동 조상을 가진 것은 분명하며, 생명이냐 아니냐 하는 것은 인간이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따른 것일 뿐이다.

그러면 저 것들도 다 생명이니 개와 같은 취급을 해 줘야 하느냐 하는 것이 문제이다. 슬견설의 주장에 따르면 개는 큰 동물이까 좋아하고 이는 해충이니까 싫어하는 것은 인간의 편견이라는 것인데, 나는 여기에 반대한다. 절대적인 도덕의 기준은 없으며, 도덕의 기준은 상대적이고, 우리는 인간이기 때문에, 인간의 도덕 기준으로밖에 생각할 수 없으며, 그 기준으로 생각하는 게 당연하다는 게 나의 주장이다.

도덕이라는 것은 인간의 사고 속에서만 존재하는 개념이다. 우리가 알기로 인간 외에 도덕이라는 개념을 가진 존재는 없다. 나는 신이 없다고 생각하지만, 신이 정말 있다고 한들, 신의 도덕은 그 신의 주관적 도덕일 뿐이다. 절대적이라는 것은 성립할 수 없다. 신의 도덕이 절대 도덕이라고 하는 것 자체가 그 주장을 하는 사람의 주관적인 의견인 것이며, 그 것을 수학적 증명처럼 확실하게 증명할 수 있는 방법을 없다.

뭔가 절대적이고 객관적인 도덕이 존재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우리 대부분의 인류의 주관적 생각에 공통점이 있기 때문에 그 주관적 생각의 공통점이 객관적인 것으로 보이는 착시현상일 뿐이다. 예를 들어, "죄 없는 사람을 죽이면 안 된다"라는 것은 마치 아무도 부정할 수 없는 "절대적이고 객관적인 도덕"인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 것은 인류 진화의 과정에서 주변 사람을 마구잡이로 죽일 경우 집단이 성립할 수 없기에 그렇게 하지 않는 개념이 우리 뇌에 있고, 사이코패스가 아닌 이상 대부분의 사람이 그렇게 주관적 생각을 하고 있기 때문에,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사람이 미래에 대다수가 될 가능성이 거의 없어서 절대적인 것으로 보일 뿐이다. 만일 인류 이외의 지적 생명체가 우주에서 발견되었는데, 그들의 도덕은 인간을 보이는 대로 잡아 죽이는 것이라고 한다면, 무슨 기준으로 "죄 없는 사람을 죽이면 안 된다"가 절대적인 도덕이라고 그 우주 생명체에게 증명할 수 있을 것인가? 객관적이고 절대적이라고 주장할 수 있는 도덕은 아무 것도 없다. 모두 상대적인 것이다.

절대 다수 사람에게, 꽃은 예쁘게 보이고, 썩은 생선은 끔찍하게 보일 것이다. 하지만 어떤 동물에게는 꽃은 아무런 의미가 없고 썩은 생선은 번식을 위한 중요한 도구이기 때문에 썩은 생선이 더 매력적으로 보일 수도 있을 것이다. 뭐 어차피 꽃이나 썩은 생선이나 모두 우리 인류가 지구에 나타나기 전부터 있던 존재이고, 예쁘다/끔찍하다는 인간의 뇌가 만들어 낸 것일 뿐 객관적인 사실은 아니다. 그렇다고 그 개념이 객관적인 사실이 아니고 다른 동물에게는 썩은 생선이 더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으니, 우리 인류도 객관적이 되어서 꽃과 썩은 생선을 같이 아름답게 보려고 노력해야 할까? 왜 그래야 할까?

이동 속도는 상대적이다. 이동 속도를 측정하려면 이동하는 물체에 대항해 기준이 되는 물체가 있어야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기준 물체에 절대적인 게 있을 수가 없다. 사람이 시속 10 킬로미터로 달린다고 하면, 이 때 기준은 지구의 땅이다. 하지만 반드시 땅을 기준으로 생각할 필요가 있을까? 땅이 사람의 속도를 측정하는 절대적인 기준이 되어야 한다고 어떻게 증명할 수 있을까? 땅을 기준으로 삼는 건 그냥 우리 모두가 동의하는 주관적 편의사항이 아닌가? 지구는 일 년에 한 번 씩 태양 주위를 돈다. 초당 30 킬로미터라는 엄청난 속도이다. 시속 10킬로미터로 달리는 사람은, 태양을 기준으로 본다면 시속 수 십 만 킬로미터로 달리고 있는 게 된다. 그리고 우리 은하계를 기준으로 본다면 시속 수 십 억 킬로미터 쯤의 속도로 달리고 있는 게 되지 않을까? 이렇게 속도라는 것에 절대적 기준이 없을 때, 우리에게 계산하기 편리하고 직관적인 땅(지구 표면)을 두고 굳이 다른 기준으로 생각해야 할 이유가 있을까?

우리 대부분의 인간의 생각으로 봤을 때, 개는 우리에게 도움을 주는 이로운 동물이고, 이나 벼룩 등은 우리의 피를 빨고, 병을 옮기고, 우리를 죽이는 해로운 동물이다. 개나 이가 모두 같은 동물인 건 맞다. 하지만 생명의 가치가 높다/낮다라는 것 자체가 도덕이고 이런 도덕은 절대적인 게 있을 수가 없다. 모든 지적 사고 능력을 가진 존재가 서로 다른 도덕 기준을 가질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우리 인간은 우리 인간의 도덕 기준을 적용할 수밖에 없지 않은가? 우리가 우리에게 도움을 주는 존재의 가치를 우리에게 해를 주는 존재의 가치보다 더 높게 생각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 아닌가? "개가 이보다 절대적으로 가치가 높다"고 선언한다면 이 것은 잘못된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인간인 이상 "인간에게 있어 개가 이보다 가치가 높다"라고 생각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우리는 인간이기 때문에, 인간의 기준으로밖에 보고 느끼고 생각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여기에서 "인간에게 있어"라는 부분을 매번 말할 필요가 없다. 그냥 속도라고 말하면 땅 기준이 것이 암묵적으로 이해되어 있듯이, "개의 가치가 이보다 높다"라고만 해도 이 건 인간의 기준으로 그렇다라는 것이 암묵적으로 이해되어 있기 때문이다.

3 comments:

oakleyses sa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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