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는 사람들이 잘 살기 위한 도구일 뿐이라고 생각한다. 국가를 위해 죽는다는 것은 아마 대부분의 경우 정권의 권력자를 위해 체스의 폰처럼 죽는 쓰레기 죽음이고, 다만 주변의 다른 사람을 지키기 위해 죽는 것은 나은 일일 수도 있지만, 아마 그 상황이 발생하는 것도 대부분 궁극적으로는 정권의 권력자에 의해 벌어진 일일 가능성이 크다. 사람들이 잘 먹고 잘 살 수 있다면 나라 이름이 대한민국이든, 대한미국이든, 미국이든, 북조선이 되든 무슨 상관이며, 죽을래 사용하는 언어 바꿀래 그런다면 나는 안 죽고 새 언어를 배울 것이다. 말도 그냥 수단일 뿐이니까. 나라 이름을 지키기 위해, 정권 권력자를 지키기 위해, 조상 대대로 써 왔다는 말을 지키기 위해 죽어야 하는가?
한국 주변에는 북조선, 중국, 러시아, 일본 등이 있다. 뭐 나머지 작은 나라들은 별로 큰 영향이 없으니 무시하자. 저기서 세 개가 같은 팀이다: 북조선, 중국, 러시아. 한국 편은 누구인가? 기껏해야 미국인데 너무 멀리 있다. 그리고 미국은 하나이고 북조선 친구는 두 개이다. 앞서 말했듯이, 한국이 한국이 아니더라도 사람들이 잘 사는 세상이라면 나는 상관이 없다. 그런데, 북조선 팀의 모든 나라는 인권이 쓰레기인 나라들이다. 즉, 만일 한국이 북조선이나 중국, 러시아로 된다면 지금보다 삶이 더 거지같이 될 게 뻔하다. 그러니 그렇게 되는 일은 막아야 한다. 그러면 우리 편으로 끌여 들여 이용해야 하는 것은 일본밖에 없지 않나? 그런데 한국의 대통령은 일본은 동맹국이 아니라고 했던가 뭐 그랬다. 정말 혼자서 북조선 팀들에 맞서 싸울 수 있나?
이 세상에 완벽하게 선하고 좋은 나라가 어디 있겠는가. 어차피 어느 나라에도 나쁜 놈들 이상한 놈들은 다 있다. 그렇지만 평균적으로 봤을 때, 적어도 북조선 팀의 세 나라 보다는 일본이 상식이 통하는 선진국이라는 것에는 별 부정할 사람이 없을 것이다. 물론 상대적으로 그렇다는 것이다, 일본에도 상식 안 통하는 이상한 인간들은 많겠지.
어쨌든, 일본과 친하게 지내기 위해서 걸리는 것 중 하나가 독도/다케시마 문제이다. 나도 어릴 때부터 하도 독도 독도 그런 소리를 들어서, 정말 독도를 꼭 지켜 내어야 하는 것인 줄 알았다. 그런데 지금 생각해 보면, 도대체 왜 그것 가지고 싸워야 하는지 모르겠다. 독도는 한국의 울릉도와 일본의 무슨 섬의 대략 중간 쯤에 있는 작은 돌 덩어리이다. 지금 구글 지도로 보니 대략 한국/일본에서 떨어진 정도가 4:6 쯤 되는 것 같다. 즉, 한국 쪽에 약간 더 가깝기는 하지만 어쨌든 망망대해 한 가운데에 있는 아무도 안 살던 작은 돌 덩어리일 뿐이다.
대략 내가 알기로, 한국은 독도를 예전부터 우리 땅으로 먼저 지정했다고 하는 것이고, 일본은 국제법적으로 먼저 자기 영토로 등록했다고 하는 것이다. 그래서 서로 자기네 땅이라고 싸우고 있다. 그 두 쪽이 주장하는 근거가 다 맞다고 치자. 먼저 본 게 대수인가? 한국 사람들이 독도에 무슨 도시를 건설하고, 그 주변을 가꾸고, 거기에서 오래 살면서 역사와 전통을 세우는 것 같은 공을 들인 것도 아니다. 그냥 먼저 보고 내 땅이라고 내 지도에 표시했다는 것이다. 즉, 처음부터 독도라는 게 없었다고 한들, 손해 볼 일도 아니라는 것이다. 대략 비유를 하자면, 낮에 산길 가다가 떨어져 있던 큰 금덩어리를 먼저 보고 자기 일기장에 저건 내 금덩어리다라고 적어 놓고, 무거우니까 내일 지게 가지고 와서 실어 가려고 한 사람과, 그 날 밤에 산 지나가다가 보고 바로 주워서 구청에 들고 가서 자기가 주웠다고 신고하고 세금 낸 사람의 차이라고나 할까. 물론, 금덩어리를 먼저 본 사람은 아깝기도 할 것이다. 저건 내가 먼저 본 건데... 내가 먼저 주워서 가져갔다라면 내 돈인데... 약삭빠른 놈이 내 돈을 가로챘네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는데, 그냥 처음부터 금덩어리를 안 봤다고 생각하면 어떤가? 내가 그 금덩어리를 얻기 위해 10년 일한 것도 아니지 않는가, 그냥 있으면 좋은 것이지만, 없다고 손해 보는 것도 아닌, 뭐 그런 것 아닌가?
사실 그렇다고 일본에 독도를 주자는 것도 아니다, 일본에서 누가 공동 영역으로 하자고 했다던데, 나는 사실 그게 좋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인간이 살아야 얼마나 산다고, 앞으로 어떻게 될지도 모르는 이 지구에서 들고 가지도 못하는 바위 덩어리 하나 놓고 몇 십 년째 싸워야 하나? 한국이 약간 손해라고 생각하더라도, 위에서 설명한 대로, 일본과 잘 지내는 게 북조선 팀에 둘러싸인 이 현실에서 우리에게 실익이 아닐까?
참, 독도가 중요한 게 무슨 그 근처에 묻힌 자원 때문이라던데... 거기에 대해서도 할 말이 많다. 우리는 많이 살아야 100년이다. 앞으로, 운이 좋으면 인류는 이 지구 상에 몇 억 년을 더 살 수도 있다. 그런데 지금 자원을 다 캐어 쓰면 후손들은 어떻게 하라고? 그리고 캔다고 한들 솔직히 나나 당신같은 일반 국민에게 얼마나 차이가 있을까? 대부분의 이익은 개발하는 대기업 손으로 들어가겠지. 그들의 폰(pawn)이 되어서 독도를 지켜야 하네 하면서 만날 열 내고 떠들어서 한국이 그 독도 자원을 다 캐어 가져 봤자 일반 국민에게 돌아올 이익은 아주 미미할 것이다. 어차피 지구가 만들어 놓은, 공짜로 캐는 자원인데, 옆 나라 사람들하고 좀 나눠 가지는 게 그렇게 아까운가? 내가 일해서 1억을 벌었다면 반인 5000만 원을 불우이웃 돕기에 내기가 좀 아깝겠지만, 길 가다가 공짜로 1조 주웠다면, 그깟 반 5000억 불우이웃 돕기에 내고 신문에 나고 사람들로부터 칭찬 듣고 하겠다. 뭐 그냥 처음부터 5000억 주웠다고 생각하면 되는 것이지...
어쨌든, 과거는 과거이고, 과거의 나쁜 일이 반복되지 않게 하는 것은 중요하겠지만, 어차피 세대도 바뀌고 문화와 의식도 바뀌고 하루가 무섭게 바뀌는 세상인데, 옛날 일을 때문에 친구가 되면 이득이 될 상대와 자꾸 싸워서 실익이 없다는 게 내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