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day, December 17, 2012

길에서 담배 피우는 사람들에게

서울에 와서 느낀 건지, 아니면 우연히 최근에 느끼게 된 건지는 모르겠지만, 길에서 담배 피우는 사람이 너무나 많다. 63빌딩 입구에는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모여서 담배 피우는 사람들이 있다. 63빌딩 측에서 금연 구역이라고 표지판을 달아 놨어도 무시하고 그 사람들은 담배를 피워댔고, 결국 63빌딩이 졌는지 금연 구역 표지판도 어느 샌가 사라졌다.

담배를 피워대는 사람이 한 두 명인가. 그들을 다 합쳐서 그들은 모두 다 이렇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내가 봤을 때 많은 사람들이 공통점을 보인다.

담배 냄새가 담배를 피우지 않는 사람들에게 얼마나 짜증나는 것인지 모르든가 모르는 척한다.

사무실에서 컵라면 먹는 사람은 없다. 뭐 아주 작은 사무실이라 서로서로 다 친구같은 사이인 곳은 모르겠지만, 100명 이상 모여 있는 사무실에서 자기 배가 고프고 밥 먹으러 가기 귀찮다고 그 자리에서 컵라면 먹는 사람은 없다. 독서실에서도 마찬가지이다. 거기서 컵라면이나 짬뽕 시켜 먹는 사람은 없다. 담배 피우는 사람은 모르는 건지 모르는 척 하는 건지 몰라도, 길에서 누가 담배 피우면, 담배 안 피우는 사람은 반경 3m 정도 안에 있으면 담배 냄새가 느껴진다. 그런데 이 건 사무실에서 라면 냄새 맡는 것보다 더 짜증이 나며 머리가 아프다. 바람 타는 곳에 있으면 10m 떨어져 있어도 냄새가 난다. 게다가 길을 걸어가면서 담배를 피우는 사람들은 공중에 담뱃재를 털어댄다. 밤에 보면 불까지 붙은 유독한 물질인 담뱃재가 바람을 타고 나에게로 날아 온다. 그 걸 피한다고 한들, 버스 정류장 등 담배를 모여 피우는 곳이 많은 곳 바닥에는 담뱃재 가루가 가득하고 바람이 불면 공기 중으로 날려 지나가는 사람들 폐로 다 들어간다. 애나 어른이나 노약자나 가리지 않고 모든 사람의 콧 속으로 들어간다.
 
당신이 길에서 담배를 피우지만 사무실에서 라면을 먹지는 않는다면, 왜 전자의 행동은 하면서 후자의 행동은 하면 안 된다고 생각하는지 당신의 행동을 정당화해 보라.

담배를 피우는 사람은 길거리를 더럽힌다.

다는 아니겠지만, 길에서 담배를 피우는 대부분의 사람은 담뱃재를 길에 턴다. 그리고 담배 꽁초를 길에 던져버리거나, 하수구나 담벼락의 구멍 등 버려서는 안 되는 곳에 버린다. 한국의 정치를 논하고 종교를 논하고 하는 회사에서 높은 지위에 있는 사람이 길에서 담배를 피우고는 하수구에 던져 넣는 걸 보고 참 할 말이 없었다. 다른 것은 아는 것이 많아도 기본 교양은 개에게 줘 버린 걸까.
담배 피우는 사람은 대부분 기관지가 안 좋아져서 가래를 뱉는데, 길 바닥에 아무렇게나 뱉는다. 다른 사람이 보기에 어떤가는 신경 안 쓰고 내가 시원하면 그만이다. 휴지에 뱉어 쓰레기통에 넣는 걸 바라면 너무 많은 걸 바라는 거겠지.

담배 피우는 사람은 주변 사람을 신경 쓰지 않는다.

담배를 피우다가 버스가 오면 불 붙은 담배를 길에 그냥 던지고 버스를 타는 사람들을 보았다. 그리고 버스를 타면, 특히 만원 버스이면 그런 사람들 입과 몸에서 담배 냄새가 난다. 입을 막는다고 쳐도 몸에서 나는데, 이 건 아는 건지 모르는 건지 입을 벌리고 휴~하고 심호흡까지 하는 사람이 있더라. 좀, 제발 버스에서는 코로 숨쉬든가.... 사이코패스가 다른 사람의 고통을 못 느끼기 때문에 사이코패스인 것처럼, 담배 피우는 사람은 주변 사람의 고통과 짜증을 못 느끼기 때문에 담배를 피우고 있지 않은가.

담배 피우는 것에 남의 탓을 한다.

국가에서 담배를 왜 파나, 파니까 담배를 피우는 게 아닌가 하는 말을 하는 흡연자들이 있다. 국가에서 담배를 끊으라고 수도 없이 말하는 것은 못 들었나? 누가 담배를 강매했나? 이 건 그냥 자기에게 유리한 쪽만 주장할 뿐이다. 당신이 오늘부터라도 담배를 끊는다고 한들, 국가나 주변에서나 아무도 담배를 다시 피우라고 권유하는 사람은 없다.

담배 피우는 권리가 있다?

국가에서 담배를 금지한다면 가만히 있을 것인가? 담배를 못 끊어서 담배 밀수 조직이 생겨나고 담배를 다시 피우게 해 달라고 담배 판매 금지 해제 운동이 일어날 것이다. 뭐 국가를 운영하는 인간들부터 담배를 피우고 있으니, 이 국가가 담배를 금지하지 않는 것이 나도 마음에 안 든다만, 담배를 피울 권리가 있다는 사람의 주장은 참 이상하다. 국가에서 파는 것이니, 길거리에서 담배를 피울 권리가 있다는 것이다. 국가에서 공업용으로 유독 가스를 발생시키는 시너 같은 것도 파는데, 내가 그 걸 당신이 일하는 사무실에서 꺼내서 작업하거나, 당신 집 마당 앞에 가서 꺼내고 있어도, 국가에서 파는 것이므로 내게 그럴 권리가 있다고 생각하나? 아닐 것이다. 아무도 없는 곳에 가서 조용히 피워라.

국가도 잘못하고 있다.

나에게는 담배를 없앨 방안이 있다. 내 제안은 흡연자를 국가에 등록하고, 흡연 카드를 발급해 흡연 카드로만 담배를 살 수 있게 하는 것이다. 흡연 카드로 한 개인이 얼마나 담배를 피웠는지 알 수 있게 되므로 그 사람에게 그 흡연량에 누진적으로 세금을 매겨 흡연을 줄이도록 할 수 있다. 그리고 그런 세금은 다른 곳에 쓰지 말고 흡연자의 치료와 재활에 써야 한다. 지금 국가는 흡연자를 무슨 돈 뜯어내는 봉으로 알고 있다. 흡연자가 왜 교육세를 부담해야 하나...

이 누진세나 한 사람이 담배를 살 수 있는 개수 제한을 점차 강화해 간다. 이렇게 하는 이유는, 새로운 흡연자를 막기 위한 것이다. 이미 담배에 중독된 사람들은 어쩔 수 없으므로 상대적으로 많이 피우게 두지만, 새로운 세대부터는 점점 기준을 강화해 가는 것이다. 이렇게 해서 예를 들면 지금 1살 짜리가 20살이 되는 시점에서는, 그 세대들에 대해 담배를 완전히 금지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렇게 단계적으로 담배를 줄여나간다면 담배 금지도 불가능하지는 않을 것이다.

담배는 분명히 마약인데, 국가에서는 흡연자의 반발과 세금 확보를 목적으로 담배를 완전히 금지할 노력을 안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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