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nday, January 27, 2013

주 예수여 어서 오시옵소서?

심심해서 음악이나 들을까 싶어 tunein을 실행시키다가 로컬 라디오 항목을 눌러 보았다. 그랬더니 우리 나라 라디오 방송국들이 나오고 그 설명이 붙어 나왔다. 거기에서 눈에 띈 건 "극동방송"의 "주 예수여 어서 오시옵소서".

어서 예수가 지구로 돌아 와서 지구 상의 인간 세상을 끝내고, 나쁜 인간들은 다 지옥으로 쳐넣고 예수를 믿는 자기네들은 천국으로 데려가 달라는 뜻이다. 정말 끔찍한 생각인데 아무렇지도 않게 내뱉고 있다. 물론 내가 예수가 오는 게 두려워서 뭐라고 하고 있는 게 아니다. 예수라는 건 우화에 불과한 가상의 존재이므로 그 존재를 실재라고 믿고 있는 인간들이 불쌍해 보인다. 내가 이 글을 쓰는 것은 저런 식으로 사고를 하고 있는 것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기 위해서이다.

자기는 천국에 갈 만큼 착하다고 생각하는 크리스천들의 주위에는 크리스천이 아닌 사람들이 얼마나 많이 있을까? 적어도 반 이상은 크리스천이 아닐 것이다. 예를 들어 크리스천 고등학생이 있고 자기 반에 40명이 있다면, 20명은 크리스천이 아니라는 거다. 크리스천 직장인이 직원 100명인 직장에 다니고 있다면 적어도 50명은 크리스천이 아니라는 거다. 이 사람들을 매일 보고, 매일 대화하고, 매일 같이 놀면서, 속으로는 이 사람들이 지옥에 가는 날이 어서 오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거나 다름이 없다. 정말 예수가 있고, 예수가 오면 저 사람들을 다 영원히 고문당하는 지옥에 쳐넣는다면, 저 사람들이 불쌍해서라도 예수가 늦게 오기를 바랄 것이다. 그런데 크리스천들은 그렇지 않다. 빨리 이 세상이 끝나는 꼴을 보고 싶은가 보다.

자기가 크리스천이라고 하면서, 기독교의 말도 안 되는 교리들을 완전히 다 사실이라고 믿는 자들이 얼마나 될지는 의문이다만, 지구의 종말이 빨리 오라고 기도하고 있는 자들이 이 세상에 가득히 있다는 사실은 참 끔찍하다.

게다가 전지전능한 신에게 어서 오라고 하면 어서 오나? 오지 말라고 하면 안 오나? 기독교 경전에 따르면 야웨(=예수)는 무소불위의 권력을 자기 멋대로 휘두르는 초특급 폭군이다. 누구도 그의 권력을 거스를 수 없다. 야웨가 동료나 부하와 오랜 토의를 거쳐 옳은 결정을 내리는 것을 경전에서 본 적이 있는가? 없다. 야웨는 모든 것을 알기 때문에 자기 생각이 곧 법인 존재이다. 그런 존재에게 어서 오라고 부탁하는 것은 무슨 의미가 있나? 아무 의미가 없다. 어차피 야웨는 자기가 오고 싶을 때 알아서 올 것이다. 저런 기도는 그냥 세상을 빨리 끝내고 싶은 크리스천의 자기 만족인 셈이다.

기독교 경전에서 예수는 이 세대가 가기 전에 자기가 돌아올 것이라고 했으며, 그 후대의 인물들도 예수가 곧 올 거다, 어서 오라는 식으로 적고 있다. 하지만 안 왔고 2000년이 흘렀다. 그렇게 인간을 사랑한다는 존재가, 자기를 따르는 수 억 명의 사람들이 빨리 오라고 날마다 기도하고 있는데 왜 2000년 동안 안 오나? 그 사람들한테 미안하지도 않나?  물론 크리스천들은 이런 회의주의자들의 조롱에 2000년 간 변명할 거리를 찾았고, 수많은 변명을 만들어 냈다. 왜 이렇게 크리스천들의 주장에는 변명이 많나? 왜, 매번 일반적 상식이나 자연의 법칙을 거스르는 "특별한 변명"이 존재하나?

어쨌든, 이렇게 오랫동안 예수가 안 돌아오는 거면 뭔가 있겠지? 오기 싫거나 올 수 없거나.... (정답은 후자) 그만 포기하시지.  크리스천 당신들이 아무리 세상이 끝나기를 바래도 이 세상은 조만간 끝나지는 않을 테니. 정말 이런 측면에서 보면 기독교는 다른 사이비 종교를 뺨치는 컬트이다.

Saturday, January 19, 2013

일반 아이폰 5에 3G 심 카드를 꽂으면 

이 번 달 초에 SKT 아이폰 5로 번호 이동을 했다. 하지만 이전 포스트에 적었듯이 전화로 쓰기에 너무 불편한 점이 많았다.

게다가 구글 서비스를 쓰기에도 불편했다. 물론 아이폰의 장점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내 기준으로는 불편했다. 예를 들자면 노티피케이션 메뉴에서 안드로이드는 오른쪽 스와이프로 쉽게 항목을 지울 수 있고, 전체를 한꺼번에 지우는 것도 가능하다. 하지만 아이폰의 경우 스와이프가 안 된다. 항목 분류 막대기 오른쪽 끝에 있는 조그만 엑스 버튼을 누르면 클리어라고 나오고, 그 것을 한 번 더 누르면 해당 항목 분류에 속한 항목들이 삭제된다. 캘린더 일정 등 일부 항목은 지울 수도 없다. 안드로이드의 경우에도 스와이프로 지울 수 없는 항목이 있으나, 그 것은 "현재 실행 중"을 나타내는 항목으로, 알림을 위한 항목과 다른 것이다. 아이폰에서는 알림을 위한 것인 항목조차 지울 수 없다는 데 문제가 있다.

GMail의 경우에도, 안드로이드에서는 본 메일들을 스와이프 한 번으로 아카이브할 수 있다. 물론 실수로 했을 경우를 대비해 잠깐 언두가 표시된다. 이 것은 아주 편리하고 좋은 개념이다. 솔직히 우리가 어떤 동작을 하면 실수로 할 확률보다 실수가 아닐 확률이 훨씬 크다. 그런데 매번 확인 절차를 거치는 것은 비합리적이다. 안드로이드 GMail은 확인 절차를 매번 안 거치는 대신, 실수를 방지하기 위해 언두를 잠깐 보이는 것이다. 아이폰의 경우에는 오른쪽 스와이프 후 매번 아카이브 버튼을 누르는 두 단계를 거쳐야 한다.

그 것도 그렇고, Google Talk도 괜찮은 무료 앱이 없고, 메시지가 와도 화면이 꺼진 상태에서 확인이 안 되는 것이 치명적이다. 갤럭시 넥서스의 경우 화면이 꺼져도 어떤 종류의 알림인지까지 확인이 된다. 예를 들어 잠깐 전화기를 책상에 두고 화장실이나 다른 데 갔다 왔을 경우, 아이폰은 화면을 켜서 확인해야 한다. 넥서스의 경우 그냥 신경 안 써도 메시지 종류별로 다른 색깔의 불이 깜빡여 저절로 알 수 있다. 이런 점은 휴대 전화기와 같은 실시간 커뮤니케이션 기기에서 핵심적이라고 생각한다.

다른 소리가 길었지만, 그래서 아이폰 5를 사고 싶어하는 회사 직원에게 아이폰을 넘겼다. 그 직원은 기존 SKT 3G 무제한 요금제에 가입되어 있었고, 심 카드를 잘라 아이폰 5에 넣었다. 그러자, 아이폰 5에 LTE라고 떴다. 하지만 LTE 상태로는 데이터 통신이 되지 않았다. 설정에서 LTE를 끄자 3G로 바뀌어 떴고, 데이터 통신이 되기 시작했다. 고객 센터 확인 결과, 3G 심카드를 꽂으면 아이폰 5에서 3G로 무제한 인터넷이 가능하다고 한다. 굳이 비싼 언락된 아이폰 5를 살 필요가 없는 것이다. 일반 아이폰 5를 사도, 3G 무제한 심 카드를 꽂으면 된다.

역으로, 나는 아이폰 5의 나노 심을 그대로 갤럭시 넥서스에 꽂았다. 별다른 어댑터 없이 그냥 대강 위치에 맞춰 꽂았는데, 두 번 만에 성공했다. 나노 심으로도 일반 심 전화기에서 인식이 가능했다. 갤럭시 넥서스에 꽂자 3G로 데이터 통신이 된다. LTE 데이터 요금제는 그대로 유지되어, LTE 요금제 상의 데이터 용량을 3G로 쓸 수 있었고, 전화나 SMS/MMS도 문제 없이 사용이 가능하다.

Wednesday, January 16, 2013

재검표 하자. 꼭 하자.

다음 뉴스마다 재검표 댓글로 도배를 하는 인간 때문에 짜증난다. 재검표 하자. 꼭 해서, 문재인이 이긴 것이면 박근혜와 새누리당 국회 의원 다 사퇴하고, 새누리당 해체해라. 박근혜가 이긴 게 맞으면 문재인과 이정희 사퇴하고 민주당과 통합진보당 국회 의원 다 사퇴하고 당 해체하라. 당구도 진 쪽이 요금 내잖아. 재검표 비용은 진 쪽 국회의원들 재산 털어서 내면 되겠고. 재미있겠네. 빨리 하자.

빨리 하자고.

Saturday, January 12, 2013

킨들 페이퍼와이트 (Kindle Paperwhite) 리뷰 2

킨들을 소유한 지 10일 정도 지났다. 킨들을 받은 당일 리뷰를 썼지만, 그 이후에 쓰면서 발견한 점들이 있으므로 추가하려고 한다.

배터리는 하루 한 두 시간 사용에 약 1주일

아마존에서 광고하기로는, 라이트를 켜고도 약 8주를 쓸 수 있다고 했다. 정확한 기준을 모르겠으나 하루 한 두 시간 (사용 시간이 일정치 않아 한 두 시간이라고 어림잡았다), Wi-Fi를 켜서 아마존 스토어도  둘러보고, 뉴욕 타임즈와 블로그도 구독하고, Wi-Fi로 책도 받고 (아직 한 번도 PC에 연결한 적이 없다), 문서도 받고 했더니 약 일 주일 정도밖에 쓸 수 없었다. 

배터리가 다 되어 가면 매번 켤 때마다 배터리가 거의 다 되었다, 배터리가 심각하게 없어 곧 꺼진다는 등의 문구를 보여 줬다. 하지만 최초 배터리 경고가 나오고 (일부러 얼마나 가나 싶어 충전 안 했다) 약 두 시간 정도는 더 쓸 수 있는 것 같다. 물론 라이트도 켜고 Wi-Fi도 켜고 말이다.


일본 아마존 계정도 이용 가능하다

로그인 스크린에 일본 아마존에 대한 얘기가 없었기에, 일본 아마존 계정으로 로그인하려면 일본판 펌웨어를 덮어 씌워야 하나 생각했다. 하지만 일본 아마존 계정을 넣으니 바로 일본 아마존으로 로그인되었다. 시스템 언어를 바꿀 필요도 없다. 

미국 아마존 계정으로 로그인했다면 먼저 deregister 후, 일본 계정으로 로그인하면 된다. 먼저 다운로드된 책이나 사전은 없어지지 않는다. 즉, 미국 계정을 쓰다가도 deregister 후 일본 계정으로 로그인해서 일본 책을 사고 다시 deregister 후 미국 계정으로 돌아오면 두 아마존 스토어의 모든 책을 볼 수 있다.

일본 스토어에서, 테스트를 하기 위해 상위에 있는 만화를 랜덤하게 골라 (받고 보니 별로 좋은 만화는 아닌 것 같지만 다시 받기 귀찮아서) 샘플을 하나 받아 보았는데, 그림은 생각보다 깨끗하고 잘 보였다. 하지만 일본어의 특성상 한자가 있는데 한자는 작은 글꼴로는 읽기 힘들었다. 더블 탭을 하면 1사분면부터 4사분면까지 네 번 나눠서 보여 주는 기능이 있다. 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읽기는 힘들다. 킨들 전용으로, 한 화면에 한 컷 씩 보여 주는 만화책이 나오지 않는다면 킨들로 만화를 보기는 힘들 것 같다.

아래는 샘플을 찍은 화면이다. 아무나 아마존 스토어에 가면 무료로 볼 수 있는 샘플이라 저작권에 큰 문제는 없을 것 같아 올린다. 저작권을 침해할 의도는 없고, 단지 킨들에서 만화책이 이렇게 보인다는 것을 다른 사람들에게 알리기 위해 올린다.




첫 화면 하단의 책은 광고가 아니었다. 끌 수 있다

이전 리뷰에에서 하단 책 광고를 끌 수 없다고 적었다. 사실 유튜브의 외국 리뷰어도 그렇게 말했다. 하지만 설정에서 recommendation을 보이지 않도록 설정할 수 있다. 그렇게 하면 첫 화면에 내 책들만 나와서 편리하다.

라이트는 끌 수 없다

라이트를 맨 마지막 단계로 내리면 일반적인 실내에서는 라이트가 완전히 꺼진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깜깜한 방에서 보면 라이트가 약하지만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즉 킨들이 꺼지지 않은 상태에서 라이트만 끌 수는 없다. 생각보다 이 라이트는 전기를 적게 먹는 것 같다. 스마트 폰이었으면 이렇게 백라이트를 계속 켜 두면 몇 시간 내로 배터리가 완전히 소진될 것인데, 킨들은 상당히 오래간다.

킨들 3세대와 화면 비교

회사에 킨들 3세대를 가지고 있는 (나도 가지고 있었지만 중고로 팔았다) 사람이 있어 나란히 놓고 화면을 비교해 보았다. 두 화면의 큰 차이는 없었고, 라이트를 꺼도 킨들 페이퍼와이트 쪽의 배경이 좀 더 밝아 보였다.

3세대의 경우 TTS가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역시 내장된 버튼으로 조작하는 것은 너무나 힘들었다. 모르는 단어가 나와서 사전을 찾으려고 해도 커서 키를 몇 번이나 눌러야 한다. TTS가 꼭 필요한 사람이 아니면 킨들 페이퍼와이트를 사기를 바란다.

Coursera에서 무료 대학 강의 듣기

iTunes University가 있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뉴욕 타임즈를 보다가 Coursera라는 것을 알게 되어 가입해 보았다. 여기는 무료로, 원하는 과목을 동영상으로 수강하고 문제를 풀어 볼 수 있는 곳이다.

진화론에 대한 기초 과목이 있어 한 번 수강해 보고 있는데, 2번째 동영상에서 진화론이 창조론자들에 의해 공격받는 일이 아직도 일어난다고 교수가 말한다. 그런데 그 예로 들린 것이 한국이다. "2012년 6월 5일 네이처, 한국이 창조론자들의 요구에 굴복하다 - 출판사들이 고등학교 교과서에서 진화의 예를 삭제하게 되다"


이 건 부끄러운 일이다. 요즘 삼성과 LG가 안드로이드 레퍼런스 전화기와 태블릿, 크롬북을 만들어 내고, CES 2013에서 신기술로 주목을 받는 등, 한국이 기술이 발전한 나라로 세계에 비쳐지고 있는데, 이 건 무슨 꼴이냐.

창조론자들 좀 작작 미친 짓 해라. 현대 과학 정설로 기독교 경전 한 번 옳고 그른가 파고 들면 끝이 없을 텐데? 이 창조론자들은 기독교 경전은 아주 관대한 잣대로 말도 안 되는 소리조차 진짜일 거라고 믿으면서, 대부분의 과학자들이 인정하는 과학적 이론에 대해서는 엄격하다 못해 말도 안 되는 억지 주장을 펴면서 거부를 하지. 실례로, "진화를 눈으로 봤느냐, 안 봤으니까 과학이 아니다"라고 주장하는 인간이 한 둘이 아니다. 그러면 야웨의 인간 창조는 당신들 눈으로 봤나? 과학은 인간의 눈으로 볼 수 있어야 과학이 아니란다. 원자도 눈에 안 보여. 태양 속에 가 본 사람 있나? 하지만 현대 과학은 원자의 구조와 성질을 설명해 주고, 태양의 구성과 동작을 설명한다.

빨리 기독교는 멍청한 자들이나 진짜라고 믿는 전설일 뿐이라고 하는, 상식이 통하는 사회가 왔으면 좋겠다. 요즘 제우스가 진짜 있었다고 믿는 사람 있나? 있다면 멍청한 자로 여겨지겠지. 하지만 2000년 전 그리스에서는 실제로 있었다. 야웨가 그 것과 다를 바가 뭐냐.

유교의 폐혜인 성씨를 버렸으면

일본과 미국에는 성이 몇 십 만 개 있다. 한국은 약 200개 정도 있더라. 지금은 없어졌지만, 동성동본 금지라는 법이 어릴 때 있었던 것 같다. 웃기는 법이다. 가까운 친척끼리 결혼하면 열등한 개체가 태어난다는 생물학 논리는 이상하게 대는 사람도 있지만, 내가 보기에는 아무 의미가 없다.

예전에는 우리 나라에 노예와 상민들이 있었고 그들은 성이 없었다. 그런데 지금은 성이 없는 사람이 없다. 그 말은, 신분제가 없어지면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가짜 성을 만들었다는 뜻이다. 조선 후기에 오면서 가짜 양반이 늘어났다지만, 원래는 양반이 전 인구의 1/2이 안 되었을 것이다. 지배 계층이 피지배 계층보다 많을 수는 없을 테니까. 즉, 적어도 우리 인구의 반 이상은 몇 백 년도 안 된  가짜 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아무리 적어도.

게다가 성은 부계로만 물려진다. 예를 들어 김 씨 남자가 있다. 이 씨 여자와 결혼한다. 그 아들은 1/2만 김 씨 성질을 가지고 있다. 이 남자가 다시 박 씨 여자와 결혼한다. 그러면 그 아들은 1/4만 김 씨 성질을 가지게 되고, 8 세대가 지나면 1/256만 김 씨 성질을 가지게 된다. 즉 8 세대 (약 200년)만 지나도 한국의 모든 성씨 평균이 되어 버린다.

부계로만 이어지는 특성은 Y 염색체 상에 있는 일부 유전자에 지나지 않으며, 우리 몸의 세포에는 미토콘드리아와같이 모계로만 이어지는 특성도 있다. 도대체 왜 부계로만 따져서, 그 것도 대부분 조작되었을 성씨가 같으면 결혼을 못했던 것일까? 진화론을 주장한 다윈의 경우 자기 사촌과 결혼했다. 얼마 전에 다큐멘터리에서 오스트레일리아에서 학자를 하고 있는 다윈의 후손을 봤는데 멀쩡하더라. 친척끼리 결혼해 문제가 있으려면 그 결혼이 대대로 몇 대는 이어져야 할 것이다. 영국에서 1960년대까지 동성애자 처벌 조항이 있었다지만, 불과 10년 전에 우리 나라에서 동성동본 결혼같은 이상한 법이 있었다는 게 정말 웃기는 일이다.

나는 성씨 제도를 없앴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유교 보수주의자들이 말하는 의미는 성씨에서 거의 찾을 수 없다. 다만 성은 가족과 같은 그룹을 구분하고 동명이인을 구분하는 용도로 존재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유럽에서는 여자가 결혼하면 남편 성을 따라 성이 바뀐다. 물론 남편 성을 따를 필요는 없고 여자 성을 따르든 새로운 성을 만들든 상관 없으나, 가족이 같은 성을 쓰므로써 가족을 한 그룹으로 나타낼 수 있는 기능이 있다고 생각한다.

현생 인류가 아프리카에서 출발한 게 불과 5만년에서 10만 년 전이다. 즉, 백인이나 흑인이나, 한국인이나 일본인이나 아무리 길게 잡아도 10만 년 전에는 다 같은 민족이었다는 거다. 불과 10만 년이란 짧은 기간 동안 인류는 진화를 거쳐 각 지역에 맞는 민족으로 바뀌었을 뿐이다. 성은 조작된 걸 감안하면 몇 백 년도 안 되는 거고. 이혼한 배우자의 자녀가 가족과 성이 달라 고생한다는 뉴스를 많이 봤다. 우리는 성씨가 절대적이라는 개념을 아무 의심 없이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항상 생각하는 것이지만, 당연하다고 받아들이는 것들에 대해, "정말 그럴까?" 이렇게 의심해 보자. 그리고 족보나 성씨에 대한 집착을 버리자.

Friday, January 11, 2013

바운지볼 논란에 대해

솔직히 바운스 볼도 뭔지 몰랐다. 오늘 바운지 볼이라는 게 뜨길래 읽어 보니, 바운스 볼 패러디란다. 동영상을 봤는데, 초등학생 쯤 되는 애들 둘의 목소리가 들리면서 바운지 볼 게임을 하고 있었다.

바운지 볼에 대한 글을 몇 개 읽다 보니, 놀라운 사실을 알았는데, 요즘 10대 아이들 중에서도 홍어니 운지니 과메기니 민주화니 하면서 논다는 것이었다. 다음 댓글에서 저런 소리를 하는 댓글은 많이 봤지만 어른들만 하는 건 줄 알았다. 그 것도 좀 머리가 이상한...

동영상에서도 그랬듯이 초등학생들이 저런 게임을 하고 있다는데, 어쩌다가 그렇게 되었는지 모르겠다. 나는 솔직히 역대 대통령 중에 별로 싫어해 본 사람이 없다. 전두환은 너무 어려서 기억이 안 나고, 노태우부터 기억이 나는데, 한국의 세계화나 민주화에 기여한 것 같고 (과거는 어찌되었든), 김영삼의 경우에는 금융 실명제나 부패 없는 사회 (뭐 나중에 IMF 나서 시각이 바뀌었지만) 실천하는 거 보고 잘 한다고 생각했고, 김대중은 금강산 관광과 정상 회담 등으로 북한과 관계를 좋게 유지 (물론 북한이 믿을 수 없는 존재라고 나중에 깨달았지만)하고 인터넷 보급으로 한국의 정보화를 이루었기 때문에 김대중 대통령도 지지했다. 오히려 매번 반대하는 야당들 행동이 짜증났다. 새누리나 민주당이나 야당이 되면 하는 짓은 똑같다.

노무현의 경우 서민 출신이라 정이 갔고, 탄핵이네 뭐네 하는 소리를 억울하게 당하는 것 같아 불쌍하게 느껴졌었다. 노무현에 대해서도 욕한 적이 없다. 갑자기 자살했다는 소리를 듣고 참 불쌍했었다, 대통령까지 한 사람이 저렇게 불쌍하게 생을 마감하나 싶어서. 사실 나는 정치 뉴스에 별 관심이 없어, 노무현이 정말 뇌물을 받았는지 어쨌든지 자세히도 몰랐고, 지금도 모르겠다. 어찌되었든, 자살로 생을 끝냈으니 불쌍하다.

나는 북한 정권이 싫다. 이명박이 싫다한들, 북한 김정일/김정은보다 나쁘겠는가. 북한에게 할 소리를 당당히 하고 정당하게 대우 받으면서 도와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북한 김정일에게 쌀을 무조건 갖다 바쳐서, 김정일이 하사하시는 쌀로 둔갑해 북한 주민들에게 나눠지는 걸 원하지 않는다. 하지만 북한이 싫다면서 전라도 사람을 다 공산당이라고 욕하고, 사회 균형 발전과 복지를 합리적으로 주장하는 모두를 공산당이라고 하고, 자기와 생각이 일치하지 않는 모두를 공산당이라고 하는 풍조는 분명 잘못되었다. 게다가 어린 아이들에게까지 그런 생각을 심어주려는지 저런 게임을 아이들에게 퍼뜨린 것도 잘못되었다. 내 주변에 아이들이 없어서 어떤지는 모르겠지만, 일부 아이들이 저런 생각에 물들고 나머지 아이들은 또 그 반대 생각에 물들면 우리 나라는 나중에 세 개로 쪼개질 것이다.

뭐 덧붙여 말하자면, 그 반대 쪽 사람들도 똑같은 사람들이다. 얼마 전 다음 뉴스에 대구에 폭설이 왔다는 뉴스가 실리자 댓글 상위권이 모조리 대구 인간들 빨리 뒤져라는 식이었고 추천도 상당했다. 어떤 범죄 사건이 실리더라도 경상도이면 정치와 연관시켜 경상도인을 욕하는 댓글이 주루룩 달린다. 물론 범죄 사건이 전라도면 전라도 욕하는 댓글도 달리나, 경상도 욕하는 댓글에 비하면 1/10 수준이다. 문제는, 전라도 사람이라고 욕하는 것은 지역 감정이면서, 경상도 사람이라고 욕하는 것은 마치 합리적이고 당연한 것이라고 여기는 "자칭 깨어있는 자"들이 많아 보인다는 거다. 전라도 사람 욕하는 댓글에, "나도 지역감정 싫지만"으로 시작하면서 경상도 사람 욕하는 댓글의 댓글이 많다. 그런데 당신들 둘은 똑같은 사람들이다. 똑같은 수준이라고.

Wednesday, January 09, 2013

아이폰 5 리뷰, 2

아이폰 운영체제는 버그가 없고 안정적이고 안드로이드는 버그 투성이라고?

아이폰을 산 지 사흘 되었다. 아직 제일 브레이킹 한 번도 한 적이 없고, OS는 최신 6.0.2이다. 방금 OTP 때문에 네이버 앱을 받았고, 잘 안 쓰는 앱이라 뒷 페이지로 옮기려고 길게 눌러 아이콘들이 와글와글 거리는 상태에서 네이버 앱을 뒷 페이지로 옮겼다. 그리고 다시 첫 스크린으로 되돌아가려고 스와이프하는 순간... 검은 화면에 애플 로고가 뜨더니만 재부팅했다. 그냥 셸(스프링보드)만 재시작하는 건지 금방 다시 락 스크린이 뜨긴 했다.

우연인가 싶어서 다시 한 번 해 보았다. 또 재부팅했다. 세 번째 해 보니 발생은 안 하는데, 모르지, 또 건드리다보면 재부팅할지...

애플 단점만 지적하면 삼성 아르바이트로 몰아부치는 DAUM식 애플 광신도 때문에 스크린 캡처 추가한다.
위를 보면 크래시했다는 기록이 보일 거다. 솔직히 DAUM에서 애플 찬양하면서 저런 기능이 있는지 모르는 인간들도 많을 거다. 나는 원래 소프트웨어 건드리는 거 좋아해서 사용하게되면 구석구석 다 알 때까지 다 뒤져 본다.

예전 모토롤라 안드로이드 기기나 재부팅하지, 갤럭시 넥서스가 저렇게 어이없게 연속으로 두 번이나 재부팅한 적은 없다. 구글도 요즘 상태가 이상하다만, 애플도 영 아닌 것 같다.

iOS 장점도 있지만 불편한 점이 많다. 안드로이드 장점이 7이라면 아이폰 장점은 3.

갤럭시 넥서스를 오래 써서 지겨워 아이폰 경험이나 할까 싶어 바꿔 봤지만, 솔직히 불편한 점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전화 오면 스팸인지 알려 주던 앱도 iOS의 근본적 제한으로 쓸 수가 없고, SMS를 자동으로 분석해 택배 추적을 해 주던 앱도 쓸 수 없다. 구글 사용자라면 상황은 더 심한데, 구글 뮤직과 구글 토크의 경우에는 iOS 용 공식 클라이언트가 없다. 안드로이드에서는 원 클릭으로 배경 화면 바꿔 주던 앱도 iOS에서는 시스템 제한으로 단순히 이미지를 카메라 롤에 저장하는 것까지만 해 준다. LTE는 무제한이 아니므로 데이터를 끄고 싶어도, 안드로이드에서는 위짓 원 클릭으로 되던 게, iOS는 설정에서 3단계를 거쳐서 해야 한다. 안드로이드에서는 지금 접속 중인 Wi-Fi의 SSID가 노티피케이션 바에서 바로 보이는데,  아이폰에서는 설정에서 찾아 들어가야 한다.

게다가 오늘 발견한 건데, 아이폰 노티피케이션 센터는 항목이 위에 하나 있을 때 스와이프하면 밑의 빈 공간부터 나오기 때문에, 맨 위의 하나 있는 걸 보려면 끝까지 다 스와이프해서 내려야 한다. 안드로이드는 항목이 위에 하나만 있더라도 일단 그 항목부터 보이고 나머지 빈 공간이 나중에 보인다. 그 얘기를 골수 아이폰 유저 (갤럭시 따위를 왜 써요?라고 하는)에게 했더니, 자기는 그 게 더 편하단다. 어떻게 조금만 스와이프 다운하면 바로 내가 원하는 게 보이는 거하고, 끝가지 다 스와이프 다운해야 내가 원하는 게 보이는 것 중 후자가 더 편하지? 

많은 아이폰 유저들의 문제가 있는데, 안드로이드를 써 본 일이 없거나, 안드로이드 초창기에 잠깐 써 보고 다시 쓸 생각을 안 하기 때문에 안드로이드의 장점을 잘 모른다는 거다. 안드로이드에서 아주 쉽고 편하게 되는 일을 아이폰에서 힘들게 하고 있어도, 그 사실을 모르기 때문에 불편을 당연한 것으로 알고 그냥 의식하지 못하는 거다. 마치 북한 주민이 남한이 잘 사는 건 모르고 북한에서 굶으면서 북한이 지상 낙원이라고 믿고 있는 경우다.

아이폰의 장점이 없다고 안 한다. 하지만 내가 보기에 아이폰의 장점이 3이면 안드로이드의 장점은 7이다. 아이폰 장점인 스크린 색감, 스피커, 이어폰, 고성능 게임, 다양한 액세서리, 부드러운 애니메이션 등을 갖고, 안드로이드의 앱 간의 협업으로 인한 편리성, 커스터마이징 기능, 다양성을 무시하기는 힘들다. 얼굴은 예쁘지만 내가 시키는 일 10개 중 3개만 완벽하게 하고 나머지 7개는 하나도 못 하는 비서와, 안 예쁜데 시키는 일 10개를 완벽하게는 아니라도 그럭저럭 다 해내는 비서, 누가 더 나을까? 물론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내 경우면 후자다.

Tuesday, January 08, 2013

요즘 DAUM 댓글 많은 뉴스 상위권의 댓글에 대해서...

다음을 보면 정치에 목숨 거는 사람들이 너무 많은 것 같다. 일반인이라면 귀찮아서 안 저럴 것 같은데 종교처럼 세뇌된 것이나, 여론을 조작하려는 목적이 있거나 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선거를 무효로 마음대로 치부

개표 당시, 처음부터 박근혜가 계속 이기고 있자, 개표 시작 한 두 시간 지나서 선거가 조작이라는 댓글이 하나 둘 달리기 시작했다. 같은 댓글을 계속 반복해 다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 걸 보고 투표가 끝나고 투표 결과를 부정하는 사람들이 많아지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역시나 그랬다.

백 만표 넘는 표 차이로 박근혜가 이겼는데, 부정이라고 증거를 드는 게 어디서 누가 찍은지도 잘 모를 박근혜 표 네 개가 겹쳐져 있는 사진이나 쓰레기 통에 하나 붙은 문재인 표 같은 것이었다. 그 게 정말 의도적으로 그렇게 된 것이라고 한 들 백 만 표를 그렇게 조작할 수 있을까? 그렇게 조작하려면 전자 개표기 프로그램 자체를 조작해야 할 것이다. 2번으로 판독되어도 1번으로 계산되도록 말이다. 개표를 새로 안 하고 개표기 프로그램 소스 코드를 요구해서 조사해도 될 것이다.

솔직히 사람들이 원한다면 개표를 다시 하는 것도 나는  찬성한다. 대신 개표 작업은 무효 주장하는 사람 자원봉사를 받아 그 사람들이 개표 작업을 하게 해서 비용을 절약하면 된다. 그렇게 해서 결과가 똑같으면 "아, 뭐 아니면 말고... "이런 식으로 끝나도록 두지 말고 부정 선거라고 선동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금전적이든 뭐든 댓가는 치르게 해야 한다.

민주당이 사람 한 두 명 있는 동네 가게도 아니고, 엄청난 사람이 모인 집단인데 개표 과정을 모를까? 국정원 직원 한 명이 문제인 반대 댓글 단다고 바로 몰려가 점거한 사람들이다. 만일 정말 그렇게 부정 개표의 의혹이 강하다면, 민주당 사람들이 왜 가만히 있을까? 사실이라면 새누리당 정권을 완전 뒤집어버릴 수 있는 엄청난 건 수인데 말이다. 즉, 개표를 잘 아는 민주당에서 봐서도 이 건 인정할 수밖에 없는 것이니까 가만히 있는 건데, 인터넷에서 떠도는 이야기나 사진 몇 장만 보고 거기에 휩쓸려 부정이라고 몰아부치면서 관계도 각종 뉴스 댓글에 부정선거라고 적는 사람들이 너무 많은 것 같다.

게다가 미국 백악관 홈페이지에 청원하잔다. 뭐하는 꼴인가. 이 건 쪽팔린다. 왜 우리 나라 정치를 미국에 고발하나? 미국 백악관 사람들이 한국을 뭘로 볼까? 청원은 다음 아고라에 해라. 아니면 아주 간단한 수가 있는데, 서울만 대상으로 문제인 찍은 사람들 서명을 다 받아 봐라. 설마 문제인 찍어 놓고 박근혜 찍었다고 거짓말할 사람 있겠나? 그 서명 숫자가 개표 발표와 차이가 난다면 재개표 안 해도 개표가 거짓이라는 게 증명된다. 문제인 찍은 사람들 모두가 한 시간만 내서 서명하면 금방 밝혀질 내용이다.

종북, 빨갱이

이와 반대로, 또 종북 종북 거리는 사람이 너무 많다. 윤 뭐인가 하는 대변인도 그렇고 오늘 인기 뉴스인 김지하의 발언을 봐도 빨갱이/종북이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튀어 나온다. 인터뷰가 너무 길에 앞부분만 좀 읽었는데, 진행자가 무슨 질문을 하자 방송이 빨갱이 방송이냐고 툭 질문을 하는 걸 보고, 이 사람 정신이 좀 나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양식이 있는 정상적 사람이라면 아무리 북한이 싫다고 한들 저런 소리를 할 수는 없다. 

나는 절대 문제인을 찍었다고 종북 세력이라고 생각 안 한다. 전라도 사람들이 다 종북이라고 생각한 적도 없고, 복지를 늘리거나, 사회 개혁을 주장한다고 해서 종북이라고 생각한 적도 없다. 사실 나는 북한을 따르는 사람이 이해가 안 된다. 그런 사람이 정말 있을까 하는 생각인데, 실제로 약간은 있긴 한 것 같다. 예를 들면 이석기나, 임수경, 그리고 전에 김정일 죽었을 때 서울대 농대 무슨 여자애, 그리고 법정에서 김정일 만세했다는 사람 정도... 아무리 한국 사회가 썩고 부패했으며 정치가 망가지고 대통령이 사기꾼이라도, 북한보다는 낫다고 나는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 북한은 썩고 부패하고 지도자가 사기꾼에다가 추가로 밥도 굶으니까. 한국은 자기만 움직이면 밥은 안 굶는다.

어쨌든 지식인라는 사람이 대량의 사람들을 간단히 종북 세력이라고 규정하는 이분법적 사고를 하고 있다는 게 이해가 안 된다. 이런 측면에서는 다음 댓글에서 경상도 사람은 다들 개 쓰레기 종자이고, 50~60대는 모두 늙어 죽어야 할 좀비들이라고 아주 당당하게 (마치 자기가 깨어있는 듯이) 말하는 인간들도 똑같은 놈들이다. 그들도 단순한 이분법적 사고로 사람들을 나누고 있는 똑같은 수준의 인간이다.

적과 나로 나누는 이분법적 사고는 기독교에서나 하는 거다. 수준이 떨어지는 사람들이 하는 짓이지. 실제로 세상은 두 개로 딱 나눠 떨어지지 않아. 연속적으로 쭉 이어지지. 소위 보수라고 하면서 아무나 걸핏하면 종북에 빨갱이라고 하는 댓글을 보면 짜증이 난다. 언제부터 우리 나라 전 인구가 두 분류로 갈리게 되었나?

색안경을 끼고 보는 사람들의 댓글

박근혜 정부가 이동 통신사의 합작 메신저저나 가입비를 규제하려고 한다거나, 종교인에게 과세를 한다는 글에 그 점은 박근혜 정부가 잘 하네라고 하는 댓글은 아주 드물었다. 박근혜 욕은 안 하는 정도일 뿐이고, 그냥  누가 그런 행위를 하는 주체인지는 언급 없이, 그렇게 되어서 잘 됐다고 하는 글이 주류였다. 만약 대통령 당선자가 문제인이었고 완전히 똑같은 발언을 했다면? 댓글은 아마 "아~ 대통령을 너무 잘 뽑은 것 같아서 가슴이 벅찹니다", "역시 대단하십니다, 사람을 먼저 생각하는 대통령!", "내 마음의 대통령..." 뭐 이런 댓글이 가득찼을 것이다. 그만큼, 같은 행위를 바라보는 눈이 객관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무슨 뉴스였는지 잘 기억은 안 나지만, 서울시와 관련해서 무슨 시설을 유치한다는 것이었나 뭔가 하는 뉴스가 있었다. 같은 뉴스인데 댓글 중 어떤 것은 그 행위를 부정적인 것으로 보고 정부와 이명박을 욕하고 있었고, 어떤 것은 그 행위를 긍정적인 것으로 보고 박원순 시장을 찬양하고 있었다. 즉, 이런 거다. A라는 객관적 사실이 있다. 
  • A가 마음에 안 든다 -> 정부가 한 것이다 -> 빌어 먹을 이명박
  • A가 마음에 든다 -> 박원순 시장님이 하신 것이다 -> 역시 대단하신 시장님
현실은 똑같은데 자꾸 부정적으로 보고 나쁘게만 생각하고, 일방적으로만 판단하니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냥 멀쩡히 살아가는데 자기가 보기에는 정부가 국민들을 쥐어짜고 괴롭히고 있다는 피해 망상에 젖는 것 같다.

약간의 차이는 있더라도 대부분의 경우, 자기가 잘하면 사는 데 문제가 없고, 자기가 못하면 힘들게 되는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이명박이 대통령이 되든 말든, 내가 공부를 열심히 해서 어떤 기술이나 기능 분야에서 자신이 있다면 과연 취직이 안 되며 생활고에 허덕일까? 물론 아주 특별하게 부모가 사채 빚을 졌다든가, 말기 암에 걸려 병원비가 감당이 안 된다든가 하는 특별한 경우는 있겠지만, 대부분은 그냥 자기만 잘 하면 대강 잘 살 수 있다. 그런데 왜 이렇게 모든 것을 정부 탓하는 사람이 많은 건지...

아이폰 5 리뷰

오늘 아이폰 5를 받았다. 일단 결론부터 말하면 기대가 너무 컸던 것 같다.

간단히 나의 iOS 역사를 말하자면, 나는 2009년 2월에 중고로 iPod Touch 2 8GB 모델을 21만 원 가량에 사서 처음 쓰게 되었다. 이 게 나의 첫 스마트 기기였다고 할 수 있다. 처음 샀을 때는 이 작은 기기로 웹도 되고 스카이프도 되고 일본어로 메일도 보낼 수 있는 게 너무나 신기했다. 아마 OS 버전이 2.3인가 그랬을 것이다.  그러다가 2011년에 iPod Touch 4 32G 모델을 샀고, 2012년 6월에는 iPad 3세대 16GB를 샀다. 이들은 다들 현재 중고로 팔아버린 상태이다.

불량

일단 개봉하면서 불량이 걸리지 않을까 걱정을 많이 했다. iPad 3세대는 그라데이션 액정이라고 불리는 한 쪽이 불그스름한 것이었고, 지난 주에 iPod Touch 5세대를 중고로 샀다가 액정 안에 먼지가 있어서 반품했다. 요즘들어 애플 제품 불량률이 너무 높은 건지, 아니면 내가 운이 더럽게 없는 건지는 모르겠다. 어쨌든 아이폰 5를 개봉해서 일단 액정부터 살폈는데, 액정은 양호한 편이었다. 누런 색감도 아니었고, 불량 화소나 먼지도 없었다. 다만 가장자리 색이 약간 바랜 듯한 느낌이 들기는 하던데, 뭐 이 건 그냥 넘어가자. 문제는 테두리였다. 자세히 보니 미세하게 찍힌 자국과 점 같은 얼룩이 앞 뒤로 몇 개나 있었다. 왠지... 애플이 이대로 저물어가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최고의 제품을 만드는 게 애플의 신조 아니었던가? 이런 문제가 있어도 고객이 자기 시간과 차비를 들여 바꾸러 가야겠지? 귀찮아서 그냥 쓰기로 했다.

나의 첫 번째 아이폰

iPod Touch/iPad는 써 봤지만 아이폰은 처음이다. Sim 카드를 넣어야 하는데 그림을 봐도 어떻게 하라는 건지 잘 이해가 안 되었다. 안드로이드 전화기들은 뒷 면을 열면 쉽게 넣을 수 있었는데 말이다. 주위 사람에게 물어 Sim 카드를 넣고 장착했다. Sim 카드도 애플이 제안한 이상한 나노 Sim인가 하는 아주 작은 걸 쓴다. 굳이 기존 마이크로 Sim을 두고 이 걸 만들 이유가 뭔지 궁금했다. 도대체 공간을 얼마나 절약하겠다고? 몇 mm 줄이겠다고 기존 다른 전화기들이 잘 쓰고 있는 표준을 버리고 왜 새로 만드나? Sim 카드의 취지가 뭐냐, 여러 전화기들을 쉽게 갈아가며 쓸 수 있게 하는 거 아니었나?

어라, LTE로 액티베이션이 안 된다.

안드로이드 기기는 처음 켜서 구글에 등록할 때 3G로 접속이 가능했다. 등록하기 싫으면 건너뛰고 나가도 된다. 그런데 애플의 경우 등록을 건너뛸 수 없었다. 그리고 LTE 모델인데도 No Service가 뜨며 Wi-Fi 접속을 요구했다. 왜? 할 수 없이 주변 안드로이드 유저에게 핫 스팟을 켜 달라고 해서 등록을 마쳤다. 등록을 마치자 전화가 가능했고 LTE 데이터도 연결되었다.

화면이 너무 작다.

갤럭시 넥서스에 너무 익숙해져서인가, 화면이 너무 작다. Wi-Fi로 이전에 사 두었던 게임들을 모두 다운로드했더니 전에 28.1GB (32GB라고는 하나 OS가 차지하는 공간이 있음) 중 19.5GB가 남았다. 피파 2013을 돌렸는데 선수가 너무 작아 플레이하기가 어렵다. 안드로이드 피파 2012도 구매했는데, 갤럭시 넥서스에서 적당히 할만했다.

잠깐 쓰자마자 안드로이드에 비해 단점이 눈에 띈다.

늘 하듯이 화면 상단에서 스와이프 다운을 했다. 날씨와 주식이 있는 메뉴가 나왔는데, 안드로이드에 비해 너무 썰렁했다. 말 그대로 날씨하고 주식밖에 없었다. 오늘 날짜도 안 보인다. 순간 안드로이드 노티피케이션 시스템의 위대함(?)이 갑자기 느껴졌다. 안드로이드 노티피케이션이 워낙 인기가 있으니 애플이 iOS 5에서 부랴부랴 따라했는데, 아직 한 참 먼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잠시 있으니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걸려 왔다. 받을까 하다가 안 받았다. 안드로이드에서는 The Call을 깔아 두었기 때문에 스팸 번호면 착신 화면 위에 스팸이라고 뜨면서 자동으로 끊어져 버린다 (자동으로 끊어 버리게 내가 설정했다). 그런데 아이폰에서는 프로그램이 전화 시스템에 접근할 수 없기에 그런 기능을 구현할 수 없다. 잠깐 아이폰으로 바꾼 게 후회가 되었다. 아무래도 전화로서의 기능은 아이폰보다 안드로이드가 훨씬 나은 것 같다.

앱 스토어에 들어갔는데, 아이패드만 그런 줄 알았더니 아이폰에서도 스크롤이 뚝뚝 끊긴다.  2년 전 안드로이드나 마켓에서 스크롤이 끊겼지, 갤럭시 넥서스는 마켓에서 스크롤이 부드럽다. 그런데 애플이 스크롤이 끊기다니 개망신이다. 네트워크 문제인지 뭔지는 모르겠지만, 어떻게 이렇게 끊기는 데 1년 가까이 안 고치고 있나? 

인기 앱 목록을 쭉 보며 받을 걸 찾아 봤는데, 게임 몇 개를 빼고는 대부분 안드로이드에 다 있는 것들이었다. iOS에서만 되는 특별한 게 별로 없었다. 순간 애플이 조금만 방심하면 도태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화면에 대해

갤럭시 넥서스에 비해 아이폰 화면이 더 밝고 화사한 느낌이다. AMOLED의 경우 시간이 지날수록 화소가 닳기 때문에 안심하고 오래 켜 놓을 수가 없다. 아이폰은 LCD라서 그런 걱정이 없다. 그런 점에서 아이폰 화면이 더 좋은 면이 있다. 다만 너무 작기 때문에 좀 잘 안 보인다. 불과 2~3년 전에 쓴 iPod Touch는  화면이 더 작았는데 어떻게 썼나 싶다. 그 때는 그렇게 화면 작다는 생각이 안 들었었는데.



새로운 EarPod 음질 차이가 없다.
4년 정도 애플 번들 이어폰을 (돈도 없고 뭐가 좋은 건지도 모르겠고 해서) 써 왔다. 안드로이드 전화기에도 애플 번들 이어폰을 썼는데, 안드로이드 번들 이어폰이 조잡하거나 커널형이어서이다. 커널형은 걸어갈 때 귓 속에 닿아서 서걱서걱거려서 싫다. 애플 광고에 EarPod를 몇 년에 걸쳐 연구 개발했네 그래서 엄청날 줄 알았다. 그런데 들어 보니? 음질 차이는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오히려 이어폰 머리가 커서 귀에 잘 안 들어간다. 그리고 리모콘도 커져서 좀 보기가 싫다.

갤럭시 넥서스의 경우 이어폰이 꽂힌 상태로 이어폰을 건드리면 (돌리면) 잡음이 거의 나지 않으나, 새로운 EarPod의 경우 잡음이 지지직 난다.


스피커 음량은 확실히 갤럭시 넥서스보다 낫다.

욕실에서 안드로이드 기기로 Richard Dawkins의 audiobook을 자주 듣는데, 갤럭시 넥서스의 경우 볼륨을 최대로 해도 소리가 작아서 샤워를 틀면 잘 안 들렸다. 아이폰의 경우 음질을 최대로 하면 너무 시끄러워서 볼륨을 좀 낮추고 샤워를 했으며, 그래도 잘 들렸다. 안드로이드 기기 중 스피커가 뒤에 조그맣게 있는 경우가 많은데... 애플이 특허 낸 거 아니면 애플처럼 기기 옆 면에 달아라. 뒤에 있으면 바닥에 놓으면 잘 안 들린다. 스피커 음량이 별 거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집에서 이어폰 계속 끼고 있으면 귀도 아프고 해서 나는 주로 스피커로 듣는다. 스피커 음량이 크다고 해서 손해 볼 건 없다.

사진도 너무 많은 기대를 했나?

아이폰 3GS 때까지만 해도 아이폰은 사진 품질이 다른 고가 휴대 전화에 비해 열등한 기기였다. 그러다가 4에서 갑자기 최고급 품질을 가진 기기가 되었다. 그 전통은 계속 이어졌고, 5는 역대 아이폰 중 가장 품질이 좋다고 알려져 있다. 그래서 사진 품질을 많이 기대했는데... 찍어 보니 갤럭시 넥서스와 별 차이를 모르겠다. 작은 화면으로 봐서 그런가?

게다가 좀 웃긴 상황이 생겼다. 집에 오는 길에서 기본 설정으로 찍었더니 플래시가 터지면서 사진 전체가 희뿌옇게 찍혔다. 같은 위치에서 (눈이 오기는 했지만) 갤럭시 넥서스로 찍었을 때는 역시 플래시가 터졌지만 아이폰처럼 전체가 희뿌옇게 찍히는 웃기는 상황은 발생하지 않았다. 갤럭시 넥서스에는 오히려 반짝이는 멋진 효과가 났는데... 플래시를 끄고 찍은 아이폰 5 사진도 갤럭시 넥서스보다 못한 생각이 들었다. 가로등 근처를 보면 이상한 계단 모양 계조가 생겨있다. 갤럭시 넥서스에서는 그렇지 않았다.
갤럭시 넥서스 기본 설정 (플래시 자동으로 터짐)

갤럭시 넥서스 (위의 사진 찍고 잠시 뒤 플래시 끄고 찍음)

아이폰 5 기본 설정 (플래시 자동으로 터짐)

아이폰 5 (위의 사진 찍고 잠시 뒤 플래시 끄고 찍음)

iCloud 백업 (약간 다른 이야기)

위의 사진을 첨부하려고 포토스트림 동기화를 기다렸으나 아무리 기다려도 뜨지 않았다. 알고 보니 포토스트림은 프라이머리 계정만 동기화되는 거였다. 내 경우 미국/일본/한국 용으로 애플 계정이 세 개 있다. 아이폰은 미국 계정으로 동기화해 놓고 맥북에서는 한국 계정/미국 계정을 등록해 놓았는데, 먼저 등록된 한국 계정이 "프라이머리 계정"이 되어있고, 미국 계정은 세컨더리 계정으로 설정되어 있었는데, 세컨더리 계정은 포토스트림 동기화가 안 된다고 나와 있었다. 즉, 한 사람이 여러 계정 만들어서 애플에 돈 내고 추가 공간을 안 사고 계정의 공간을 합쳐서 쓰는 걸 막으려는 애플의 수이다. 사진까지 다 포함해서 5GB는 너무 적지 않나? 돈도 많이 벌었을 텐데.. 구글은 사진 공간과 Google Drive는 별개인 걸로 알고 다중 계정 동기화 제한도 없다. 계정을 하나로 합치고 싶은데 사 놓은 앱들을 옮길 수도 없다. 한 계정에서 다른 계정으로 모든 앱을 넘기는 기능을 애플과 구글이 좀 허용했으면 좋겠다.

앱 동기화 끄는 기능이 어디로 갔지?

분명히 예전 버전 iTunes에서는 동기화할 항목을 고르는 게 있었는데, 최신 버전에서는 그 게 안 보인다. 음악을 "수동"으로 넣으려고 케이블을 꽂고 음악 파일을 드래그한 후 적용을 눌렀는데 갑자기 수 GB나 되는 앱들을 맥북으로 동기화한다. SSD라 공간도 적은데 말이다. 어차피 서버에 다 있는 앱 바이너리 파일을 왜 노트북 디스크에 캐시하는지 모르겠다. 앱 설정만 캐시하는 것도 아니고.

충전은 빠르다.

갤럭시 넥서스에 비하면 아이폰 충전은 정말 빠른 것 같다. 라이트닝 케이블이라는 독자 규격을 쓴 건 마음에 안 드나, 내가 USB/HDMI 등의 케이블에서 제일 싫어하는 성질인 "방향성"을 해결해 준 건 정말 마음에 든다. 솔직히 매번 USB 케이블 연결할 때 다들 고생하지 않나? 컴퓨터마다 방향도 일관되지 않고 구멍을 자세히 보지 않으면 앞 뒤 구분도 잘 안 될 뿐더러, 컴퓨터에 따라서는 뻑뻑해서 힘주어 넣다 보면 반대 방향으로도 꽂히는 경우가 있다. 이번에 회사에서 받은 HP 데스크톱의 경우 USB 메모리를 반대로 꽂았는데 꽂히더라. 인식이 안 되어서 보니 반대로 꽂혀 있었고, 메모리 접촉면이 손상되었다.

누가 USB 디자인했는지 잘 모르겠다만, 최소 방향에 일관성이 있든가, 아니면 양면으로 다 꽂히게 하든가 해야지 지금 현실은 뭐 하자는 건지 모르겠다.

위짓 없는 것은 짜증난다. 

갤럭시 넥서스에서는 무제한 3G를 쓰고 있었지만 아이폰이 되면서 LTE 용량 제한이 있다. 실수로 LTE로 큰 파일을 받는 것을 막으려고 데이터를 끄려고 했더니 설정에서 여러 단계를 찾아 가야 가능했다 (데이터 끄기와 LTE 끄기가 별도로 있는데 차이는 나중에 알아 봐야겠다). 안드로이드면 바탕 화면에 쉽게 위짓으로 원터치 토글이 가능하다. 기기에 따라서 노티피케이션 바에서 쉽게 토글할 수도 있다. 애플은 매번 설정을 찾아 들어가서 여러 단계를 거쳐 해야 한다. 이 것은 정말 짜증난다. 설정 토글은 빠르게 할 수 있도록 애플이 무슨 시스템을 마련해야할 것 같다.

시스템 크리덴셜이 중앙집중식으로 관리되지 않는다.

이미 앱 스토어와 iCloud에 애플 계정으로 로그인되어 있는데도, 같은 애플 제품에, 애플 계정을 쓰는 Find Friends나 게임 센터에 로그인하라는 화면이 각각 다시 나왔다. 솔직히 모바일 기기에서 로그인 정보를 쳐 넣는 것은 짜증나는 일이다. 안드로이드의 경우 시스템에 중앙 집중식으로 계정을 한 번 등록해 두면, 각 앱들은 계정의 크리덴셜을 공유해 쓸 수 있어, 다시 로그인하지 않아도 된다. 물론 비밀 번호가 앱으로 공유되는 게 아니다. "로그인되었다는" 토큰만 공유된다.

예를 들어 내 구글 계정이 id:steve, password:1234라고 치자. 안드로이드 시스템에서 저 정보로 로그인해 두면 gjklajfiajriofjsidj 이런 토큰이 생긴다 (임의의 값임). 앱들은 이 토큰을 얻을 수 있고, 구글 서버로 gjklajfiajriofjsidj을 보내면 구글 서버에서는 steve로 인식하는 거다. 애플처럼 매 프로그램에서 새로 로그인하는 것보다 훨씬 발전된 시스템이다.

안드로이드보다 못한 일본어 시스템

Google Japanese Input이 나오기 전까지는 iOS의 일본어 입력 시스템이 압도적으로 우위였다. 사실 그 점 때문에 iOS 기기가 부럽기도 했다. 그런데 Google Japanese Input 안드로이드 버전이 나오면서 상황은 완전 역전되었다. Google의 입력 시스템이 훨씬 더 문장 분석을 잘 하고, 더 정확하고 최신인 후보를 보여준다. 아이폰에서 일본어를 몇 자 입력하다가 Google Japanese Input이 다시 쓰고 싶어졌다.

구글 전화 번호부 (contacts) 동기화가 안 된다.

구글 계정을 입력했으나, Mail, Calendars, Notes밖에 뜨지 않는다. 즉, 전화 번호부 동기화가 안 된다. 내 전화 번호는 모두 구글 계정에 있는데 동기화가 안 되니 이 거 전화를 걸 수가 없다. 맥북에서 구글 전화 번호를 동기화하고 그 걸 다시 아이폰으로 동기화해야할 것 같다. 아무래도, 하드코어 구글 유저에게 아이폰은 좀 아닌 것 같다.

나머지는 좀 더 써 보고...

기대가 너무 컸는지 여러 단점만 크게 보이는데, 좀 더 써 보고 장단점을 분석하겠다. 갤럭시 넥서스보다 할부 원금이 5배 가까이되는 점을 고려해 봤을 때, 솔직히 갤럭시 넥서스에 비해 아이폰 5를 추천하기는 힘들 것 같다, 특히 구글 유저에게는.

Sunday, January 06, 2013

우분투가 스마트폰에

며칠 전에 우분투에서 스마트폰 버전을 내어 놓는다고 발표했다. 오늘 그 소개 비디오를 봤는데, 갤럭시 넥서스를 가지고 데모를 보여 주고 있었다. 내게는 공기계가 된 갤럭시 넥서스가 있으니 이미지가 배포되면 실험해 볼 수 있을 것 같아 기대가 된다. 몇 주 내로 공개한다고 하는데, 아직 유튜브 영상을 봐서는 개발이 덜 된 것 같다. 화면 전환이 느리거나 끊기는 등, 최적화가 안 된 모습이 보인다.


우분투 측 소개 동영상을 보니, 우분투와 ARM 회사가 서로 긴밀하게 협력을 하고 있는 것 같다. 사실 우분투 스마트폰보다, 이렇게 ARM 우분투가 활성화되어 ARM 계열 노트북이 많이 보급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몇 달 전에 삼성에서 Chromebook을 내어 놓았다. ARM 계열인 엑시노스 칩에, 메모리 2GB, SSD 16G이다. 일반적 작업을 하기에 전혀 무리가 없는 고성능에,싸고, 가볍고, 잘 만들어져 있으며, 결정적으로 소음이 없다. 문제는 OS이다. Chrome OS는 메인으로 쓰기에는 무리가 많은 OS이다. 이와 비슷한 노트북이 많이 나와서, 우분투 같은 풀 리눅스나, OS X, Windows 8 RT 같은 것이 돌아간다면 정말 활용도가 높을 것 같다. 컴퓨터를 쓰면서 제일 스트레스를 받는 것 중 하나는 소음이다. ARM 계열은 팬이 없어 소음이 없다.


삼성 Chromebook을 사려고 보고 있는데, 미국에서 몇 달 째 온라인 매진 상태다. 사려고 해도 살 수가 없고, 이베이에 프리미엄을 붙여 파는 중고(새 것보다 더 비싼)만 있다. 국내 출시는 아직 아무 소식이 없다... ARM 우분투가 많이 발전해 ARM 계열 CPU를 탑재한 무소음 노트북이 많이 나와서 선택의 폭이 넓어지기를 간절히 바란다.

Saturday, January 05, 2013

아이폰으로 간다.

얼마 전에 안드로이드 4.2에 대한 실망스러운 점에 대한 글을 포스트했다. 나는 안드로이드 2.1부터 2.2, 2.3, 3.0, 3.1, 4.0, 4.1, 4.2까지 계속 안드로이드를 써 왔고, iOS에 비해 UI가 깔끔하지 않다거나, 뭔가 부정합적인 모습이 모여도 안드로이드 자체의 장점을 보고 지지해 왔다.

그런데 이미 시장 점유율이 iOS보다 더 높고 버전이 4.2까지 나온 이 상황에서도 고질적인 문제들을 해결되지도 않고 있고, 루팅도 안 한 구글 팩토리 롬을 갤럭시 넥서스에 올려 쓰고 있는 데도 버그가 자주 보인다.

내가 생각하는 안드로이드의 고질적 문제는 다음과 같다.

개발자에게만 모든 권한이 있고, 사용자에게는 권한이 없다.

1. 마구잡이식 백그라운드 프로세스 & 노티피케이션
애플의 경우 개발자가 할 수 있는 일들을 심하게 제한한다. 예를 들어 멀티태스킹도 마음대로 못한다. 그런데 안드로이드의 경우에는 개발자 멋대로 멀티태스킹을 할 수 있다. 시스템 시작 시 마음대로 몰래 백그라운드로 실행도 가능하며, 뜬금없이 노티피케이션 메뉴에 항목을 띄울 수도 있다. 실례로 회사의 높은 간부가 갤럭시 S3를 쓰는데, (내가 이런 기기를 많이 안다는 소문을 듣고) 내게 와서는 노티피케이션 메뉴에 광고가 떴는데 이 게 무슨 프로그램에서 띄운 건지 알 수 없느냐고 물었다. 솔직히 알 방법이 없었다. 갤럭시 넥서스의 경우에는 항목을 길게 클릭하면 App Info가 나와 알 수 있었으나, 갤럭시 S3에서는 그 게 되지 않았다.

iOS는 노티피케이션을 허용할 건지 사용자에게 첫 실행 시 묻는다. 하다못해 Windows 8조차도 앱을 깔았더니 이 앱에 대해 백그라운드를 허용할 건가 물었다. 물론 이 게 귀찮은 사용자를 위해 옵션에서 안 묻고 모두 허용하게도 할 수 있어야 한다. 어쨌든 적어도 이런 배려가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 물론 최신 안드로이드에서는 App Info에서 노티피케이션 체크를 해제할 수 있다. 하지만 거기까지 찾아 들어가는 과정이 매우 귀찮고 번거롭다.

2. 안 쓰는 위짓을 지우거나 삭제할 수 없다.
어떤 프로그램은 쓰지도 않는 위짓을 열 개 넘게 등록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프로그램을 지우지 않는 이상 위짓을 지울 수가 없다. 매번 쓰레기 위짓 속에서 스크롤해가며 내가 필요한 위짓을 골라야 한다. 위짓이 있는 건 정말 좋다, 하지만 사용자에게 옵션을 달라.

3. Share 메뉴에서도 안 쓰는 프로그램을 삭제할 수 없다. 
안드로이드에서 intent를 통해 프로그램들이 서로 share를 구현하는 것은 정말 좋다. 하지만 이 것 역시 개발자가 멋대로 등록해 놓으면, 프로그램을 삭제하지 않는 이상 메뉴에서 안 보이게 할 방법이 없다. 메뉴를 커스터마이즈할 옵션을 달라.

프로그램 삭제가 힘들다.

iOS에서는 두 세 개 정도 지우려면 길게 눌러 바로 삭제가 가능하다. 하지만 안드로이드에서는  홈스크린의 아이콘만 지운다. 정말 삭제하려면 앱 드로어로 가서 프로그램을 드래그해서 상단의 언인스톨 지점으로 옮겨야 한다. 확인까지는 그렇다고 치자,  삭제 화면이 왜 풀 스크린으로 전체를 차지하고 삭제 끝나면 왜 또 확인을 눌러야 하는데 (4.2에서는 마지막 확인은 사라졌다)? 프로그램 10개를 지운다고 해 봐라. 정말 짜증나고 귀찮다. iOS에서는 iTunes를 사용하면 마우스로 작업을 할 수나 있지, 안드로이드는 변변한 관리 툴도 없는데, 프로그램을 많이 깔고 지우고 이러면 정말 불편하다.

그나마 삼성은 이런 문제점을 인식했는지, 자체적으로 멀티 언인스톨 기능을 구현했다. 앱 드로어 콘텍스트 메뉴에서 삭제를 누르면 앱들 위에 체크박스가 생기고, 여러 개 체크 후 한꺼번에 쉽게 삭제가 가능했다. 하지만 이 건 삼성 사용자들만 좋은 거고, 왜 안드로이드를 잘 만들 책임이 있는 구글은 수수방관하고 있느냐 하는 거다.

버그

이 번에 나와 같이 넥서스 10 태블릿을 같이 사서 쓰고 있는 회사 동료의 말에 따르면 프리즈 등 각종 버그가 심해서 소프트웨어 다운그레이드를 하려고 한다고 한다. 나는 갤럭시 넥서스에 4.2.1을 쓰고 있지만,  예전에 비해 버그가 많이 눈에 띈다. 예를 들면, 패턴 락을 풀어야 하는데 화면이 반응을 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

디폴트 프로그램 선택 불편

예를 들어 mp3 파일을 처음 열려고 하면 목록이 떠서 프로그램 중에 고르라고 한다. 그런데 매 번 물으니 귀찮아서 항상 이 걸로 열기를 고르거나, 실수로 항상 이 걸로 열기를 골라 특정 프로그램과 연결되면, 그 것을 다시 바꾸는 것이 매우 불편하다. 해당 앱 정보를 찾아 들어가 디폴트를 풀거나,  mp3를 여는 새 프로그램을 설치해야 한다. 이 것은 모든 인텐트에 적용되어, 예를 들면 론처를 어떤 걸로 디폴트로 해 버리면 다시 다른 것을 고르기 힘들다. 차라리 이럴 바에는 윈도처럼 디폴트 프로그램 선택 매니저가 있고, 확장자나 기능 별로 쉽게 프로그램을 검색해서 리스트가 뜨고, 지원되는 프로그램 중 선택을 할 수 있다면 아주 좋을 것이다. 프로그램이 몇 개 없으면 모르겠지만 많이 깔아 보면 이 부분에서 자주 불편을 느낄 것이다.

설정 저장 복원 불편

구글 계정으로 아주 기본적인 정보는 복원이 된다. 그런데 내가 체험한 바로는 처음 셋업할 때 구글 계정을 입력해야 설정이 동기화가 된다. 나중에 하기로 빠져나가서 SMS를 먼저 확인한다든가 하면, 차후에 구글 계정을 입력해도 설정 복원이 되지 않는다. 그리고 무슨 설정을 복원하고 무슨 설정은 버릴 건지 고를 옵션도 없다. 사실 무슨 설정들이 복원되는 건지 정확한 목록도 모르겠다. Wi-Fi 비밀 번호나, 배경 등이 복원이 되는 건 알겠지만...

아이폰은 아이튠즈를 통해 풀 백업이 가능하다. 물론 음악, 앱 이런 건 안 되지만 앱 설정도 다 복원이 가능하다. 그런데 안드로이드는 앱 설정 복원도 안 되고, SMS도 다 날아간다. 

물론 타이태니엄 백업인가 그 걸 쓰면 된다는 소리도 있는데, 무료 버전 받아서 좀 써 보려고 했더니 너무 복잡하고 손이 많이 간다. 내가 어려운데, 여자나 노년 층 등 기계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은 더 힘들 것이다.

전화기를 바꿨을 때에도 쉽게 설정을 복원할 수 있도록 구글이 좀 더 신경써야 한다.

음악 감상 시 불편

삼성 일부 기기를 제외하고 볼륨 조절/ 이전/ 다음 곡 선택이 되는 이어폰을 쓸 수 있는 기기가 없다. 넥서스 원, 아트릭스, 옵티머스 뷰1 이어폰도 볼륨 조절이 안 되고, 갤럭시 넥서스, 갤럭시 탭 모두 안 된다. 따로, 되는 이어폰을 살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다만 갤럭시 S2와 갤럭시 Y는 되는 것을 확인했다.) 애플이 특허를 건 게 아니라면, 적어도 저 세 기능은 리모콘으로 되어야 하는 거 아닌가? 옛날 휴대용 카세트 플레이어 리모콘에도 저 정도는 있었다.

홈 버튼 스와이프 구글 나우

프로그램 사용 중 실수로 홈 버튼을 눌렀을 때 그 것을 취소하기 위해 홈 버튼을 벗어난 지점으로 옮겨서 손을 뗄 때가 있다. 그런데 4.1부터 구글 나우가 들어가면서 그 게 불편하게 됐다. 걸핏하면 실수로 구글 나우 반원이 뜨거나, 게임처럼 빠른 동작을 하다 보면 구글 나우가 실수로 실행되는 일이 많다. 구글 나우를 통째로 꺼 버릴 수는 있지만, 구글 나우를 쓰면서 홈 버튼 스와이프 동작을 없앨 수는 없다. 하지만 생각해 보면, 스와이프를 하느니 차라리 홈 버튼 롱 클릭이 훨씬 낫다. 적어도 실수로 홈 버튼을 길게 누를 일은 잘 없으니까. 최소한 옵션은 줘야 하는 거 아닌가? 그런데 옵션이 없다. 옵션... 내가 바라는 건 A를 B로 바꿔달라는 게 아니다. A,B 중에 고를 수 있게 해 달라는 거다. 사용자에게 옵션을 달라.

아이폰으로 간다.

아이폰 5로 번호이동해 버렸다. 하지만 안드로이드의 장점을 부정하지 않는다. 다만 요즘 구글이 좀 헛 짓을 하고 있는 것 같고, 넥서스 4는 국내에 나오지도 않는 등 안드로이드 선택의 여지가 매우 좁아서 잠깐 아이폰으로 갔다가 다시 돌아오려고 한다. 안드로이드 초장기에는 그나마 기기가 다양해 고르는 맛이 있었는데, 지금은 삼성, LG, 팬텍밖에 없다.. 해외 제조사들은 다 망해서 돌아갔다. 삼성은 AMOLED가 싫고, LG/팬텍은 한 모델 당 사용자가 적고 글로벌 모델이 아니다 보니 커뮤니티 지원 부재에, 액세서리 부재, 허접한 제조사 소프트웨어, 일본어 글꼴이 이상하게 나오기 때문에 쓰고 싶은 마음이 안 생긴다. 게다가 업데이트도 더럽게 느리겠지. 팬택 베가를 썼었는데 결국 진저브레드도 안 해 주고, 마하는 출시할 때 곧 해 준다던 진저브레드 가는데 1년 가까이 걸렸다.

넥서스 4가 국내에 발매되면 다시 생각해 보겠다.

Thursday, January 03, 2013

킨들 페이퍼와이트 (Kindle Paperwhite) 리뷰

12월 24일 아마존에서 주문한 킨들이 오늘 아침에 도착했다. 2년 전 킨들 3세대 3G 모델을 아마존에서 직접 한국으로 받았는데, 배송비가 어마어마했다. 게다가 부가세까지.. 이번 모델은 Wi-Fi 모델로 가격이 119달러였기 때문에 부가세 입금 과정이 없어 주문 후 약 일 주일 만에 받을 수 있었다.

상자를 열어 보니 안에 든 것은 본체와 케이블, 그리고 설명서 뿐이었다. 이전 3세대 때는 충전기도 들어있었음을 생각하면, 원가를 절약하려고 노력(?)을 많이 한 것 같다. 미국은 좋은 게, 불량이고 개봉이고 뭘 떠나서, 마음에 안 들면 반품할 수 있다. 물론, 그 것을 악의적으로 활용하는 사람도 있는 것 같지만, 사실 우리 나라의 "개봉만 하면 무조건 반품 불가" 조건은 불합리하다. 딱 보자마자 마음에 안 들었으면 제품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닐까? 아마존 박스에는 무료로 반품할 수 있도록 반품용 택배 바코드(일종의 반송 우표 같은 것)가 들어 있었다.

처음 버튼을 누르자 부팅에 매우 시간이 오래 걸렸다. Wi-Fi를 연결해 등록을 해야 넘어갈 수 있었다. 5GHz Wi-Fi는 지원되지 않았고, 2.4GHz AP만 잡혔다. 모든 등록을 끝내고 전원을 끄면 저렇게 광고가 나온다. E-ink이기 때문에 저렇게 화면이 남아 있어도 전기를 쓰지 않는다.

좀 웃기게 된 게, 이 번 제품은 터치가 된다. 그래서 화면 하단의 전원 버튼을 누르고도 저렇게 화면 위에서 스와이프를 하라고 한다. 스마트폰 화면 푸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어차피 버튼도 작고 밑에 있어 누르기도 힘든데, 저렇게까지 해야 하나? 스와이프를 끄는 옵션은 없었다.

터치가 되면서 화면 표면이 마치 사포처럼 바뀌었다. 맥북 터치패드의 매끈한 그런 느낌이 아니다. 까끌까끌하다.

솔직히 베젤이 너무 넓다. 저렇게 한 손으로 쥐기에 무리가 간다. 좀 옆으로 가늘게 만드는 게 좋았을 것이다.

종잇장처럼 하얗다(paperwhite)라고 해서 기대를 많이 했다. 사실 실망스럽다. 뭔가 검정이 검정이 아니라 한지에 검은 색 칠한 것처럼 군데군데 구멍이 뚫린 듯한 느낌이다. 게다가 잔상이 남아 지저분하게 보이는데, 1990년대 문방구에서 팔던 500원짜리 불법 복제 만화책 인쇄 상태를 생각하면 되겠다. 대신 터치가 되고 라이트가 들어간 건 장점이다. 터치가 되니 훨씬 쉽게 조작을 할 수 있다. 이전 3세대 쓸 때 천장을 보는 방향으로 누워서 킨들을 들면 어두워서 글자가 안 보였는데, 이 번에는 라이트가 들어가서 쉽게 볼 수 있다.


119달러 버전은 광고가 들어가 있다. 초기 화면 중 하단 반은 책 광고이다. 오른쪽으로 스와이프를 하면 두 번째 페이지부터는 내 책들만 나온다.

내장된 웹 브라우저이다. 한글도 지원이 된다. 글꼴은 고딕체 비슷한데 작아서 잘 읽을 수가 없다. 터치가 되니 웹 브라우징하기에는 편리하나, 화면 반응이 느려 스마트폰을 대신할 수는 없다. 게다가 두 손가락으로 확대/축소가 가능하다.


페이지를 보던 중, 메뉴에서 아티클 모드를 고르면 아래와 같이 기사만 크게 볼 수 있다. 이 모드에서 한글은 명조체로 바뀌는데, 글꼴이나 크기를 바꿀 수는 없다. 글꼴이 마음에 안 든다. 그리고 교회 세습은 쓰레기 짓이 맞다. 선악과는 무슨...

터치가 되니까 사전 찾기 정말 편하다. 예전에는 커서로 그 단어로 이동한 후에 버튼을 눌러 검색을 해야 했었는데, 지금은 단어를 2~3초 정도 눌렀다가 떼면 아래와 같이 단어 설명이 나온다. 단, 3세대 때와 다르게 저가가 되면서 스피커가 없어졌다. 그래서 발음을 들을 수 없다. 3세대 때는 TTS가 되었는데, 발음이 상당히 좋았었다.

페이지 넘기기를 터치로 하는데, 좀 마음에 안 든다. 화면 오른쪽을 누르면 다음, 왼쪽을 누르면 이전으로 가는 건 이해가 되는데, 가운데 아무 데나 눌러도 다음으로 간다. 보통 iOS나 안드로이드에서는 가운데 터치는 메뉴 UI 토글로 작동하는데 그 것이 훨씬 나았을 것이다. 이 제품에서 메뉴 UI를 토글하려면 화면 상단을 터치해야 한다. 문제는 실수로 화면 가운데를 누르게 되는 일이 많고 다음 페이지로 넘어가 버린다는 것이다.

그리고 현재 어디를 보고 있는지 알기가 힘들다.  Location 1286 of 6250, Page 77 of 274, 29%이다 이렇게만 나오지, 현재 장(chapter)의 제목을 알 수가 없다. 킨들의 고질적 문제가 있는데, 항상 가장 뒷 페이지만 기억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1000페이지짜리 책이 있는데 인덱스를 본다고 990 페이지를 한 번 봤다고 치자. 그러면 킨들이 이 990을 기억해 버린다. 그 후 스마트 폰에서 200 페이지까지 읽고 다시 태블릿에서 열면 손으로 200 페이지로 찾아가야 한다. 자동으로 페이지가 동기화되지 않고, 메뉴에서는 "Sync to Furthest Page Read"만 고를 수 있어, 이 것을 고르면 990 페이지로 가 버린다. 이 990을 다시 200으로 리셋하는 방법도 없다. 아마존 고객 센터에 메일로 질문했더니, 내가 예까지 들어 설명했는데도 전화로 상담하라는 형식적 답변만 와서 포기했다. 킨들 사용 중 제일 짜증나느 부분이다.

라이트를 껐을 때와 켰을 때의 차이이다. 안 켜면 어둡다.


아마존의 광고에서는 라이트를 전면에 고르게 뿌려주는 기술을 몇 년에 걸쳐 개발한 것이라고 자랑했었는데, 실제로 보면 하단에 마치 스포트라이트 몇 개를 켜 놓은 것처럼 빛이 새고 있다. 못 봐줄 정도는 아니지만 신경 쓰면 거슬린다.

빌어먹을 애플 미니멀리즘! 이 제품도 미니멀리즘을 따라하고 있다. 윗면, 좌우면에 아무 버튼도 없으며 하단에 저렇게 마이크로 USB 충전 단자와 충전 등, 그리고 전원 버튼이 있다. 전원 버튼 누르기 너무 힘들다. 작기도 작고, 위치가 저기다 보니 잘 보이지도 않는다. 그냥 전면 하단의 킨들 로고를 음각 버튼으로 만들어서 전원을 켜게 했다면 훨씬 좋았을 것이다. 충전 중에는 주황색 불이 들어온다.

 뒷 면은 약간 고무 느낌이 나는 매끈한 재질로 미끄러지지는 않을 것 같다.

충전이 다 되니 녹색으로 바뀌었다.

사전은 기본적으로 옥스퍼드 어메리컨 사전이 들어 있었는데, 원하는 것을 더 다운로드할 수 있었다. 공짜로 받을 수 있는 것은 영일 사전, 일본어 사전, 프랑스어 사전, 중국어 사전, 옥스퍼드 사전 (영국 버전) 등이었고, 당연히 한국어 사전은 없었다. 아래는 大辞泉 사전인데, 고양이를 검색하자 자세한 설명이 나왔다. 간략화된 버전이 아니고 풀 버전인 것 같다. 일본어 사전으로 활용하기에 좋겠다.

입력기로는 영어와 일본어 등을 고를 수 있었다. 한국어 입력은 불가능했다. 일본어는 로마자 입력만 가능하다.

시스템 언어도 영어와 일본어 등을 고를 수 있었고, 한국어는 없었다. 대신 위에도 말했듯이 한글 출력은 문제가 없다.

내가 받은 무료 사전들이다.

영어 사전에서 한 번 검색을 해 보니 안드로이드처럼 키보드 위에 추천 단어가 뜨고, 사전에서도 비슷한 모양 단어를 쭉 보여 준다.

눌러 보니 자세한 설명이 나온다. 나는 영어 단어를 볼 때 어원을 읽어 보는 것을 좋아하는데, 어원까지 자세히 나오고 있어서 도움이 된다.

3세대를 중고로 판 지 오래되어서 잘 비교가 안 되지만, 3세대보다 잔상이 더 심해진 것 같다. 웹 브라우저를 띄워 보면 이전 페이지의 잔상이 너무 심하게 남는다. 아래의 화면 우측 상단을 보면 잔상이 남아 있다.

E-ink 치고 그림도 잘 보이기는 하나, 문제는 잔상이다. 고양이 아래의 글자는 페이지의 기사가 아니라, 이전 페이지의 글자 잔상이 남은 것이다.

멀티 터치로 확대도 가능하다.

시스템 언어를 바꾸면 재부팅한다. 재부팅은 상당히 오래 걸린다. 한 5분?

일본어로 바꾸니 일본어로 나오기는 하는데, 글꼴이 별로 보기 안 좋다.

웹 브라우저 아티클 모드의 일본어인데, 한글 명조체와 비슷한 명조체로 나온다. 개인적으로 화면에서 명조체를 보는 걸 안 좋아한다. 그래서 별로 글꼴이 마음에 안 든다.

오늘 받아서 아직 만 하루도 안 썼기에 자세한 평가를 내리긴 힘들지만, 사실 실망이 많다. 스피커를 삭제한 것은 재미를 반감시키고, 메모리 용량을 2GB로 줄인 것도 좀 째째해 보인다. 주의할 것은, 2GB 중 OS가 차지하는 공간도 있다는 것이다. 사전과 간단한 책 몇 개를 받았더니 1.2GB가 남았다. 종잇장처럼 하얗지도 않고... 하지만 3세대를 쓸 때 라이트가 없어서 불편했던 점과, 키보드로 조작하던 불편한 점이 해결된 것은 장점이다. 그리고 돈도 싸고. 119달러 (약 13만 원)에 배송 대행비 13000원 정도밖에 들지 않았다. 뭐 이왕 샀으니 앞으로 이 걸로 고전을 많이 읽을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