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turday, January 05, 2013

아이폰으로 간다.

얼마 전에 안드로이드 4.2에 대한 실망스러운 점에 대한 글을 포스트했다. 나는 안드로이드 2.1부터 2.2, 2.3, 3.0, 3.1, 4.0, 4.1, 4.2까지 계속 안드로이드를 써 왔고, iOS에 비해 UI가 깔끔하지 않다거나, 뭔가 부정합적인 모습이 모여도 안드로이드 자체의 장점을 보고 지지해 왔다.

그런데 이미 시장 점유율이 iOS보다 더 높고 버전이 4.2까지 나온 이 상황에서도 고질적인 문제들을 해결되지도 않고 있고, 루팅도 안 한 구글 팩토리 롬을 갤럭시 넥서스에 올려 쓰고 있는 데도 버그가 자주 보인다.

내가 생각하는 안드로이드의 고질적 문제는 다음과 같다.

개발자에게만 모든 권한이 있고, 사용자에게는 권한이 없다.

1. 마구잡이식 백그라운드 프로세스 & 노티피케이션
애플의 경우 개발자가 할 수 있는 일들을 심하게 제한한다. 예를 들어 멀티태스킹도 마음대로 못한다. 그런데 안드로이드의 경우에는 개발자 멋대로 멀티태스킹을 할 수 있다. 시스템 시작 시 마음대로 몰래 백그라운드로 실행도 가능하며, 뜬금없이 노티피케이션 메뉴에 항목을 띄울 수도 있다. 실례로 회사의 높은 간부가 갤럭시 S3를 쓰는데, (내가 이런 기기를 많이 안다는 소문을 듣고) 내게 와서는 노티피케이션 메뉴에 광고가 떴는데 이 게 무슨 프로그램에서 띄운 건지 알 수 없느냐고 물었다. 솔직히 알 방법이 없었다. 갤럭시 넥서스의 경우에는 항목을 길게 클릭하면 App Info가 나와 알 수 있었으나, 갤럭시 S3에서는 그 게 되지 않았다.

iOS는 노티피케이션을 허용할 건지 사용자에게 첫 실행 시 묻는다. 하다못해 Windows 8조차도 앱을 깔았더니 이 앱에 대해 백그라운드를 허용할 건가 물었다. 물론 이 게 귀찮은 사용자를 위해 옵션에서 안 묻고 모두 허용하게도 할 수 있어야 한다. 어쨌든 적어도 이런 배려가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 물론 최신 안드로이드에서는 App Info에서 노티피케이션 체크를 해제할 수 있다. 하지만 거기까지 찾아 들어가는 과정이 매우 귀찮고 번거롭다.

2. 안 쓰는 위짓을 지우거나 삭제할 수 없다.
어떤 프로그램은 쓰지도 않는 위짓을 열 개 넘게 등록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프로그램을 지우지 않는 이상 위짓을 지울 수가 없다. 매번 쓰레기 위짓 속에서 스크롤해가며 내가 필요한 위짓을 골라야 한다. 위짓이 있는 건 정말 좋다, 하지만 사용자에게 옵션을 달라.

3. Share 메뉴에서도 안 쓰는 프로그램을 삭제할 수 없다. 
안드로이드에서 intent를 통해 프로그램들이 서로 share를 구현하는 것은 정말 좋다. 하지만 이 것 역시 개발자가 멋대로 등록해 놓으면, 프로그램을 삭제하지 않는 이상 메뉴에서 안 보이게 할 방법이 없다. 메뉴를 커스터마이즈할 옵션을 달라.

프로그램 삭제가 힘들다.

iOS에서는 두 세 개 정도 지우려면 길게 눌러 바로 삭제가 가능하다. 하지만 안드로이드에서는  홈스크린의 아이콘만 지운다. 정말 삭제하려면 앱 드로어로 가서 프로그램을 드래그해서 상단의 언인스톨 지점으로 옮겨야 한다. 확인까지는 그렇다고 치자,  삭제 화면이 왜 풀 스크린으로 전체를 차지하고 삭제 끝나면 왜 또 확인을 눌러야 하는데 (4.2에서는 마지막 확인은 사라졌다)? 프로그램 10개를 지운다고 해 봐라. 정말 짜증나고 귀찮다. iOS에서는 iTunes를 사용하면 마우스로 작업을 할 수나 있지, 안드로이드는 변변한 관리 툴도 없는데, 프로그램을 많이 깔고 지우고 이러면 정말 불편하다.

그나마 삼성은 이런 문제점을 인식했는지, 자체적으로 멀티 언인스톨 기능을 구현했다. 앱 드로어 콘텍스트 메뉴에서 삭제를 누르면 앱들 위에 체크박스가 생기고, 여러 개 체크 후 한꺼번에 쉽게 삭제가 가능했다. 하지만 이 건 삼성 사용자들만 좋은 거고, 왜 안드로이드를 잘 만들 책임이 있는 구글은 수수방관하고 있느냐 하는 거다.

버그

이 번에 나와 같이 넥서스 10 태블릿을 같이 사서 쓰고 있는 회사 동료의 말에 따르면 프리즈 등 각종 버그가 심해서 소프트웨어 다운그레이드를 하려고 한다고 한다. 나는 갤럭시 넥서스에 4.2.1을 쓰고 있지만,  예전에 비해 버그가 많이 눈에 띈다. 예를 들면, 패턴 락을 풀어야 하는데 화면이 반응을 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

디폴트 프로그램 선택 불편

예를 들어 mp3 파일을 처음 열려고 하면 목록이 떠서 프로그램 중에 고르라고 한다. 그런데 매 번 물으니 귀찮아서 항상 이 걸로 열기를 고르거나, 실수로 항상 이 걸로 열기를 골라 특정 프로그램과 연결되면, 그 것을 다시 바꾸는 것이 매우 불편하다. 해당 앱 정보를 찾아 들어가 디폴트를 풀거나,  mp3를 여는 새 프로그램을 설치해야 한다. 이 것은 모든 인텐트에 적용되어, 예를 들면 론처를 어떤 걸로 디폴트로 해 버리면 다시 다른 것을 고르기 힘들다. 차라리 이럴 바에는 윈도처럼 디폴트 프로그램 선택 매니저가 있고, 확장자나 기능 별로 쉽게 프로그램을 검색해서 리스트가 뜨고, 지원되는 프로그램 중 선택을 할 수 있다면 아주 좋을 것이다. 프로그램이 몇 개 없으면 모르겠지만 많이 깔아 보면 이 부분에서 자주 불편을 느낄 것이다.

설정 저장 복원 불편

구글 계정으로 아주 기본적인 정보는 복원이 된다. 그런데 내가 체험한 바로는 처음 셋업할 때 구글 계정을 입력해야 설정이 동기화가 된다. 나중에 하기로 빠져나가서 SMS를 먼저 확인한다든가 하면, 차후에 구글 계정을 입력해도 설정 복원이 되지 않는다. 그리고 무슨 설정을 복원하고 무슨 설정은 버릴 건지 고를 옵션도 없다. 사실 무슨 설정들이 복원되는 건지 정확한 목록도 모르겠다. Wi-Fi 비밀 번호나, 배경 등이 복원이 되는 건 알겠지만...

아이폰은 아이튠즈를 통해 풀 백업이 가능하다. 물론 음악, 앱 이런 건 안 되지만 앱 설정도 다 복원이 가능하다. 그런데 안드로이드는 앱 설정 복원도 안 되고, SMS도 다 날아간다. 

물론 타이태니엄 백업인가 그 걸 쓰면 된다는 소리도 있는데, 무료 버전 받아서 좀 써 보려고 했더니 너무 복잡하고 손이 많이 간다. 내가 어려운데, 여자나 노년 층 등 기계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은 더 힘들 것이다.

전화기를 바꿨을 때에도 쉽게 설정을 복원할 수 있도록 구글이 좀 더 신경써야 한다.

음악 감상 시 불편

삼성 일부 기기를 제외하고 볼륨 조절/ 이전/ 다음 곡 선택이 되는 이어폰을 쓸 수 있는 기기가 없다. 넥서스 원, 아트릭스, 옵티머스 뷰1 이어폰도 볼륨 조절이 안 되고, 갤럭시 넥서스, 갤럭시 탭 모두 안 된다. 따로, 되는 이어폰을 살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다만 갤럭시 S2와 갤럭시 Y는 되는 것을 확인했다.) 애플이 특허를 건 게 아니라면, 적어도 저 세 기능은 리모콘으로 되어야 하는 거 아닌가? 옛날 휴대용 카세트 플레이어 리모콘에도 저 정도는 있었다.

홈 버튼 스와이프 구글 나우

프로그램 사용 중 실수로 홈 버튼을 눌렀을 때 그 것을 취소하기 위해 홈 버튼을 벗어난 지점으로 옮겨서 손을 뗄 때가 있다. 그런데 4.1부터 구글 나우가 들어가면서 그 게 불편하게 됐다. 걸핏하면 실수로 구글 나우 반원이 뜨거나, 게임처럼 빠른 동작을 하다 보면 구글 나우가 실수로 실행되는 일이 많다. 구글 나우를 통째로 꺼 버릴 수는 있지만, 구글 나우를 쓰면서 홈 버튼 스와이프 동작을 없앨 수는 없다. 하지만 생각해 보면, 스와이프를 하느니 차라리 홈 버튼 롱 클릭이 훨씬 낫다. 적어도 실수로 홈 버튼을 길게 누를 일은 잘 없으니까. 최소한 옵션은 줘야 하는 거 아닌가? 그런데 옵션이 없다. 옵션... 내가 바라는 건 A를 B로 바꿔달라는 게 아니다. A,B 중에 고를 수 있게 해 달라는 거다. 사용자에게 옵션을 달라.

아이폰으로 간다.

아이폰 5로 번호이동해 버렸다. 하지만 안드로이드의 장점을 부정하지 않는다. 다만 요즘 구글이 좀 헛 짓을 하고 있는 것 같고, 넥서스 4는 국내에 나오지도 않는 등 안드로이드 선택의 여지가 매우 좁아서 잠깐 아이폰으로 갔다가 다시 돌아오려고 한다. 안드로이드 초장기에는 그나마 기기가 다양해 고르는 맛이 있었는데, 지금은 삼성, LG, 팬텍밖에 없다.. 해외 제조사들은 다 망해서 돌아갔다. 삼성은 AMOLED가 싫고, LG/팬텍은 한 모델 당 사용자가 적고 글로벌 모델이 아니다 보니 커뮤니티 지원 부재에, 액세서리 부재, 허접한 제조사 소프트웨어, 일본어 글꼴이 이상하게 나오기 때문에 쓰고 싶은 마음이 안 생긴다. 게다가 업데이트도 더럽게 느리겠지. 팬택 베가를 썼었는데 결국 진저브레드도 안 해 주고, 마하는 출시할 때 곧 해 준다던 진저브레드 가는데 1년 가까이 걸렸다.

넥서스 4가 국내에 발매되면 다시 생각해 보겠다.

1 comment:

Anonymous sa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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