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현재 갤럭시 탭 10.1을 가지고 있다. 갤럭시 탭은 작년에 샀었고, 아이패드 2가 있는지 모르고 산 것이 아니었다. 오히려 아이패드 2를 쓰는 사람은 회사에 꽤 있었고, 그 사람들 것을 빌려서 잠깐이지만 만져 봤었다. 결정적으로 내가 아이패드를 안 사게 된 것은, 그 낮은 해상도 때문이었다.
아이패드 2로 웹 페이지를 보면 글짜가 흐리멍텅하다. PDF는 솔직히 보기 싫어지는 수준이었다. 그냥 인쇄해서 보고 말지. 그러다가 갤럭시 탭 10.1 광고를 보니, 해상도가 아이패드보다 높았다. 그 외에도 아이패드와는 다르게, 스테레오 스피커를 장착하고 있었고, 카메라 플래시, (Wi-Fi only 모델인데도) GPS, 진동 피드백 기능 등이 있었다. 하드웨어적으로는 내가 원하는 것을 더 많이 가지고 있었다.
작년 7월 정도에 샀으니 그렇게 해서 갤럭시 탭 10.1을 쓴 지가 10개월 가까이 되어간다. 그런데 갤럭시 탭 10.1을 쓰고 있으니 몇 가지 문제가 있다.
낮은 CPU 성능과 적은 메모리
앱과 앱 전환이 느리고, 동영상의 경우 720P도 끊기는 일이 있다. 메모리는 명목상 1GB이나 실제로는 750MB정도로 나오고, 그나마 항상 350MB 정도는 시스템이 먹고 있는 것 같다. 그래서 앱을 몇 개 띄워 놓으면 메모리가 부족해 전환 시 앱이 꺼져있는 경우가 있다.
해상도가 더 높았으면
갤럭시 탭 10.1로도 아이패드 2보다 액정이 좋았다. 하지만 이 것도 PDF를 보기에는 약간 모자라더라. 더 높아지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이제 iPad 3가 고해상도로 나왔으니 갤럭시 탭 다음 버전도 고해상도로 나올 가능성이 매우 높을 것이다.
소프트웨어 개선
솔직히 아이패드에 비해 시스템의 부드러움이나 세련도는 떨어진다. 게다가 업데이트도 늦다. 빨리 아이스크림 샌드위치가 나왔으면 좋겠다. 그렇다고 해서, 아이패드보다 갤럭시 탭이 소프트웨어적으로 모든 면에서 열악하다는 것은 아니다. 장단점이 있다. 예를 들면, 아이패드에는 위짓이 없으므로, Wi-Fi/ 블루투스를 끄고 켜려면 일일이 설정에서 매번 찾아 들어가야 한다. 갤럭시 탭에서는 어디에 있든지 시스템 메뉴에서 쉽게 조정이 가능하다. 그리고 iOS에는 토런트 클라이언트가 없다. 안드로이드는 애플이 허용해 주지 않는 부류의 애플리케이션이 풍부하다. 예를 들면, 웹 브라우저만 해도 FireFox, Chrome 등이 더 있다. 하지만 서로 장점은 배워야 하는 법.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개발자도 iOS를 좀 참고해서, 부드럽고 세련된 이미지를 주도록 인터페이스를 좀 개선할 필요가 있다.
아이패드3는 고해상도라는 장점이 있다. 갤럭시 탭 11.6은 아무래도 올 해 여름 (8월) 정도는 되어야 나올 것 같다. 갤럭시 탭 10.1도 미국에서 6월, 한국에서 7월에 나왔으니까. 기다리기 지겨우니 그 동안 아이패드3를 사서 테스트해 볼까 하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나는 갤럭시 탭 11.6이 더 가지고 싶다. PDF를 보려면 더 큰 화면이 필요하다. 아이패드의 4:3보다는 갤럭시 탭의 16:9가 가로 너비 맞춤 모드로 PDF를 볼 때 더 글자가 크게 보인다.
갤럭시 탭 11.6에 바라는 것
아이패드 3를 들어 보니 무겁더라. 나는 갤럭시 탭 10.1이 가벼워서 마음에 든다. 그리고 아이패드처럼 뒷 면이 매끈한 철로 되어 있는 것이 싫다. 갤럭시 탭이 플라스틱이라고 싸구려 느낌이 난다고 하지만 뒷 면에 나무 빗금 처리가 되어 있어, 손으로 잡아 보면 안 미끄러진다. 플라스틱이라 열 전도도 알루미늄보다 덜한 것 같다. 미안하다. 나는 예쁜 것보다 실용적인 게 더 좋더라.
그러니 갤럭시 탭 11.6을 만들 때 아이패드 3 따라하지 말고 그냥 10.1의 전통을 이어서 성능만 개선하고 사용자들이 지적한 문제만 고쳐라. 너무 이것저것 바꾸면 갤럭시 탭이라는 브랜드의 통일성이 없어진다고 생각한다. 나는 10.1 그대로에다가 해상도 높이고 CPU 성능 높이고, 메모리만 늘여도 10.1에서 11.6으로 바꿀 것이다. 테그라 3를 쓴 아수스 트랜스포머 프라임을 테스트해 보니 1080P도 아주 가뿐히 잘 돌아가던데...
다음의 모 부류들...
다음같은 사이트에 가 보면, 아이패드 3, 갤럭시 탭 11.6 두 개 중 한 쪽 편을 들어 그 한 쪽이 대단한 기계이고 한 쪽은 쓰레기라고 단언하는 사람들이 있다. 아무 조건 없이 무턱대고 "어느 게 더 낫다"라고 말하는 자는 바보다. 자기가 똑똑한 줄 알겠지만, 그런 자들은 바보이다. 어느 쪽이 나은가는 사람의 용도에 따라 다르다. 그래서 그 사람이 무얼 원하는지부터 먼저 듣고 나서 어느 쪽이 낫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