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nday, September 07, 2014

고은비, 권리세 사망

거의 2006~7년부터 TV를 안 보기 시작해서, 요즘 연예인은 잘 모른다. 레이디스 코드라는 그룹이 있는 것도 이 번에 처음 들었고, 고은비도 이 번에 처음 들었다. 권리세는 어디서인가 이름을 들었던 것은 같은데, 역시 누군지는 잘 몰랐다.

고은비는 사고 당일 숨이 졌고, 권리세는 오늘 오전에 숨이 졌다고 한다. 그 사람들이 내가 아는 그 누군가라서 우울한 게 아니고, 그냥 젊고 재능 있는 사람들이 허무하게 죽었기 때문에 내 기분도 우울해진다. 저 사람들도 불과 며칠 전만 해도 추석에 뭐할까 이런 얘기 하고 있었을 텐데, 며칠 뒤에 이런 일이 있을 줄 몰랐을 거다. 사람은 정말 약한 존재같다.

악질 흉악범을 제외하고는 사람이 죽는 것은 모든 경우에 우주와 인류에게 아주 큰 손실이라고 생각한다. 정말 아까운 일이다. 나는 사람이 (사실 모든 생물이) 유기물로 이루어진 컴퓨터/로봇이라고 생각한다. 쉽게 말하면, 컴퓨터는 실리콘으로 되어 있지만 사람은 고기로 되어 있는 컴퓨터라고 생각한다. 사실 냉장고 속에 있는 쇠고기와 내 몸의 구조를 비교해 본다면 거기서 거기일 거다.

이 고기로 된 몸은 바이러스와 미생물에 취약하다. 24시간, 365일 미생물과 곰팡이들은 우리 몸을 뜯어 먹으려고 우리 몸 안팎에서 공격하고 있고, 우리 몸의 면역 체계는 그 걸 막아내고 있다. 우리가 죽어서 면역 체계가 중지되면, 즉시 미생물들은 우리 몸을 뜯어 먹는다. 충격과 열에도 약하다. 교통 사고가 나서 부딪치면 부숴져 작동을 중지하고, 물에 빠지면 산소를 얻을 수 없어 작동을 중지하고, 불에 닿으면 산화해서 구조가 부숴진다.

예전에 읽었던 베르나르베르나르의 소설 중, 어떤 박사가 자기 뇌를 외부로 이식해, 그 뇌 속에서 엄청난 우주의 비밀을 연구하고 깨닫고 하고 있었는데, 어느 날 실수로 그 뇌가 바닥에 떨어지자 개가 주워 먹어 버리고, 그 우주의 비밀을 담은 뇌는 개의 영양분이 되고 만다는 내용이 있었다. 사실 그렇다. 인간의 진짜 모습은 정보가 아닐까? 현재 그 정보가 고기로 만든 구조체에 저장되어 있을 뿐이다. 마치 같은 프로그램이 플로피 디스크에도 저장될 수 있고 CD로도 저장될 수 있듯, 우리 인간이 굳이 고기라는 하드웨어에 있어야 한다는 법은 없다고 생각한다.

음악이 예전에는 종이 상의 악보로 저장되다가, 현재에는 SSD 속의 바이트로 저장된다고 해도 어떤 관점에서는 그 둘은 같다고 볼 수 있다. 인간이 고기라는 하드웨어 있든, 실리콘으로된 하드웨어에 있든 충분히 같을 수 있다고 본다.

이번에 사망한 사람들이나 앞으로 사망한 사람들 모두 고기로 된 하드웨어가 망가졌기 때문에, 그들이 가지고 있던 수많은 고급 정보가 아깝게 소실되었다. 언젠가 사람이 다른 종류의 하드웨어 위에 존재할 수 있다면 아무도 죽음과 같은 안타깝고 슬픈 일을 겪지 않고 행복하게 지낼 수 있을 수 있지 않을까. 아무도 죽지 않고, 아무도 아프지 않는 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