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iday, January 11, 2013

바운지볼 논란에 대해

솔직히 바운스 볼도 뭔지 몰랐다. 오늘 바운지 볼이라는 게 뜨길래 읽어 보니, 바운스 볼 패러디란다. 동영상을 봤는데, 초등학생 쯤 되는 애들 둘의 목소리가 들리면서 바운지 볼 게임을 하고 있었다.

바운지 볼에 대한 글을 몇 개 읽다 보니, 놀라운 사실을 알았는데, 요즘 10대 아이들 중에서도 홍어니 운지니 과메기니 민주화니 하면서 논다는 것이었다. 다음 댓글에서 저런 소리를 하는 댓글은 많이 봤지만 어른들만 하는 건 줄 알았다. 그 것도 좀 머리가 이상한...

동영상에서도 그랬듯이 초등학생들이 저런 게임을 하고 있다는데, 어쩌다가 그렇게 되었는지 모르겠다. 나는 솔직히 역대 대통령 중에 별로 싫어해 본 사람이 없다. 전두환은 너무 어려서 기억이 안 나고, 노태우부터 기억이 나는데, 한국의 세계화나 민주화에 기여한 것 같고 (과거는 어찌되었든), 김영삼의 경우에는 금융 실명제나 부패 없는 사회 (뭐 나중에 IMF 나서 시각이 바뀌었지만) 실천하는 거 보고 잘 한다고 생각했고, 김대중은 금강산 관광과 정상 회담 등으로 북한과 관계를 좋게 유지 (물론 북한이 믿을 수 없는 존재라고 나중에 깨달았지만)하고 인터넷 보급으로 한국의 정보화를 이루었기 때문에 김대중 대통령도 지지했다. 오히려 매번 반대하는 야당들 행동이 짜증났다. 새누리나 민주당이나 야당이 되면 하는 짓은 똑같다.

노무현의 경우 서민 출신이라 정이 갔고, 탄핵이네 뭐네 하는 소리를 억울하게 당하는 것 같아 불쌍하게 느껴졌었다. 노무현에 대해서도 욕한 적이 없다. 갑자기 자살했다는 소리를 듣고 참 불쌍했었다, 대통령까지 한 사람이 저렇게 불쌍하게 생을 마감하나 싶어서. 사실 나는 정치 뉴스에 별 관심이 없어, 노무현이 정말 뇌물을 받았는지 어쨌든지 자세히도 몰랐고, 지금도 모르겠다. 어찌되었든, 자살로 생을 끝냈으니 불쌍하다.

나는 북한 정권이 싫다. 이명박이 싫다한들, 북한 김정일/김정은보다 나쁘겠는가. 북한에게 할 소리를 당당히 하고 정당하게 대우 받으면서 도와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북한 김정일에게 쌀을 무조건 갖다 바쳐서, 김정일이 하사하시는 쌀로 둔갑해 북한 주민들에게 나눠지는 걸 원하지 않는다. 하지만 북한이 싫다면서 전라도 사람을 다 공산당이라고 욕하고, 사회 균형 발전과 복지를 합리적으로 주장하는 모두를 공산당이라고 하고, 자기와 생각이 일치하지 않는 모두를 공산당이라고 하는 풍조는 분명 잘못되었다. 게다가 어린 아이들에게까지 그런 생각을 심어주려는지 저런 게임을 아이들에게 퍼뜨린 것도 잘못되었다. 내 주변에 아이들이 없어서 어떤지는 모르겠지만, 일부 아이들이 저런 생각에 물들고 나머지 아이들은 또 그 반대 생각에 물들면 우리 나라는 나중에 세 개로 쪼개질 것이다.

뭐 덧붙여 말하자면, 그 반대 쪽 사람들도 똑같은 사람들이다. 얼마 전 다음 뉴스에 대구에 폭설이 왔다는 뉴스가 실리자 댓글 상위권이 모조리 대구 인간들 빨리 뒤져라는 식이었고 추천도 상당했다. 어떤 범죄 사건이 실리더라도 경상도이면 정치와 연관시켜 경상도인을 욕하는 댓글이 주루룩 달린다. 물론 범죄 사건이 전라도면 전라도 욕하는 댓글도 달리나, 경상도 욕하는 댓글에 비하면 1/10 수준이다. 문제는, 전라도 사람이라고 욕하는 것은 지역 감정이면서, 경상도 사람이라고 욕하는 것은 마치 합리적이고 당연한 것이라고 여기는 "자칭 깨어있는 자"들이 많아 보인다는 거다. 전라도 사람 욕하는 댓글에, "나도 지역감정 싫지만"으로 시작하면서 경상도 사람 욕하는 댓글의 댓글이 많다. 그런데 당신들 둘은 똑같은 사람들이다. 똑같은 수준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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