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day, July 23, 2012

중/고등학교에서 진화론을 더 잘 가르치자.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는 유명한 질문이 있다. 예전에 이 질문을 들었을 때에는, 아무리 생각해도 답이 없을 것 같았다. 어느 쪽이 먼저라고 해도 모순적인 상황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모순은 내가 진화론을 잘 몰랐기 때문이다 (물론 지금도 아마추어 수준으로 아는 것이지만, 그 때는 더 몰랐었다).

두 선택지 모두 답이 아니다. 그래도 그나마 가까운 것은 달걀이다. 정답은 그냥 알이겠지. 이 질문에 우리가 답을 할 수 없었던 것은 모든 종(species)의 구분이 명확해, 그 종의 첫 번째 개체가 존재했었다는 잘못된 상식에 기반한다.

얼마 전에 의대 2학년생이라는 사람과 인터넷으로 채팅을 한 적이 있다. 상대방이 의대생이라길래, 진화론이 맞다고 생각하느냐고 물어 보니, 그렇다고 하길래, 나도 진화론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말한 후, 한 가지를 물어 봤다.
부모와 자식은 항상 같은 종(species)입니다. 그런데 진화론이 맞다면 어떻게 예전의 다른 종이었던 생물로부터 현재의 새로운 종의 생물들이 진화해 나올 수 있었나요?
 그 사람이 얼마나 시험해 보려고 물었던 것이다. 그 사람은 이렇게 대답했다.
두 개체가 교배되어 자식을 낳으면 새로운 종이 생길 수 있는 것이 아닌가요?
 질문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아 다시 말했다.
전제했다시피, 부모와 자식은 항상 같은 종입니다.
 그러자 그 사람은 나에게 당신은 진화론을 믿지 않느냐고 반문하면서 화를 내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나는 찬찬히, 나는 진화론이 맞다고 생각하는 것이며, 당신이 진화론에 대해 얼마나 잘 알고 있는지 한 번 알아 보려고 그랬다고 대답했다. 그리고는 설명을 해 주었다.

종이라는 개념 자체가 사람이 정한 것이며, 자연계에서 명확한 구분이 있는 것이 아니다. 부모와 자식은 분명히 같은 종이지만 아주 작은 유전적 차이가 있을 수 있으며, 세대가 거듭되어 이 차이가 누적되어, 그 차이가 적당히 커지면 다른 종으로 구분될 수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N이라는 생물 종이 있고,  1세대를 N1, 그 자식을 N2, 그 자식을 N3 이런 식으로 N1부터 N10000까지 늘어 놓으면 Nx와 Nx-1은 항상 같은 종이며, Nx와 Nx+1도 같은 종이지만 N1과 N10000은 다른 종이될 수도 있는 거라고 설명을 해 주었다. 그런데도 그 사람을 내 설명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았다. 부모와 자식이 항상 같은 종인데 N1과 N10000은 다른 종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이해 못 하는 것이었다.

뭐, 사실 인터넷이라서 그 사람이 실제로 의대생이었는지는 모른다. 다만, 그 게 사실이라면, 의대생 정도 되는 교육을 받은 사람조차 진화론의 기본적 개념을 모르고 있다는 것이다. 고등학교에서 생물을 배웠지만 나도 리처드 도킨슨의 책을 읽기 전까지는 모르고 있었다. 교육에 문제가 있다. 왜 이런 내용을 생물학 시간에 가르쳐 주지 않았을까?

어쨌든, 다시 달걀/닭 문제로 되돌아 가면, 어느 날 갑자기 닭이 아니던 새가 새끼를 놓고 봤더니 그 게 닭이었던 것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지금의 닭과 비슷한 새 종류가 있었고, 그 게 한 마리만 있던 게 아니고 수 천, 수 만 마리가 모여 살고 있었던 것이다. 물론 조류였으니 알을 낳고 있었을 것이다. 그 집단이 분리되어 살고 있던 지역의 환경과 상황에 맞게 지금의 닭이 가진 특징을 나타내는 유전자들이 서서히 "자연 선택"에 의해 퍼져가기 시작했다. 그래서 대부분의 개체들이 그 유전자를 갖게 되었을 때, 그들은 이제 닭이라는 종이 된 것이다.

조류는 공룡과 같은 파충류로부터 진화한 것이고, 파충류는 양서류로부터 진화한 것이고, 양서류는 어류로부터 진화한 것이고 그들은 모두 알을 낳고 있었으니, 결국 닭보다는 알이 먼저가 되는 것이다. 닭걀은 아니지만.

1 comment:

badaro R said...

이 글도 도용당했네요..
중/고등학교에서 진화론을 더 잘 가르치자. http://tnfm.tistory.com/540